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비판했다. 한미 FTA 재개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무역 파트너 가운데 처음으로 합의한 것으로 이마저 엎어진다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등 통상 협정이 줄줄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다.
WSJ는 7일(현지시간) 미국이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대상에서 한국을 면제하지 않으면 한미FTA 재개정 협상이 최종 마무리되더라도 한국 국회 비준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FTA 재개정 협상을 벌여 지난 3월 원칙적 합의를 봤으며, 공식 타결 발표는 미루고 있다. 기존 협정에서는 미국이 2021년까지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기로 했지만, 재개정 협상에서 철폐 기간을 오는 2041년까지 20년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금은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한 경우 한국 안전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해 제작사별로 연간 2만5,000대 수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5만 대까지 수입을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요구로 한국이 일부 양보했지만 기존 협정의 낮은 관세 수준은 유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WSJ는 한국 국회 내에서 ‘수입차 관세가 부과되면 한미 FTA 비준도 어렵다’는 기류가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여야 5당 원내대표단을 이끌고 방미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등을 면담했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국회는 재개정된 한미FTA를 비준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워싱턴 소재 컨설팅사인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수석고문인 타미 오버비는 지난 3월 한미FTA 재개정 협상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낸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면서 “한국 관리들은 미국 측으로부터 자동차 관세 면제를 받지 못하면 한미FTA가 ‘폭발할(blow up)’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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