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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현실화하는 中의 강군몽] 180m 초대형 전투함 내세워...中, 美와 해양패권 경쟁 노골화

■창간기획-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국방비 증가율 20년새 4.9배...美·日보다 2배 넘어
중국판 이지스 구축함 등 신형 장비 조달 속도 빨라
美 베트남·필리핀 군사원조로 '對中 포위전략' 사활
韓, 한미동맹 바탕 中과 경협 등 정교한 외교정책을

[6 현실화하는 中의 강군몽] 180m 초대형 전투함 내세워...中, 美와 해양패권 경쟁 노골화

216만명. 중국군의 규모다. 최근 30만명을 감축했어도 부동의 세계 1위다. 세계 최대인 중국 인구를 감안할 때 이 기록은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가장 규모가 큰 군대가 가장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군사력의 현대화는 경제성장에서 나왔다. 랜드연구소가 분석한 ‘주요국 1980~2010년 경제 및 군사 부문 성장 비교’에 따르면 개혁 초기인 지난 1980년의 중국 경제는 러시아의 40% 수준이었다. 2010년 중국 경제는 러시아보다 최소한 20% 이상에 이르렀다. 지금은 미국과 해양패권을 놓고 군비경쟁을 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 중국의 국방비는 4.84배 늘어났다. 미국(2.36)은 물론 일본(2.52)·영국(1.69%)을 훨씬 앞선다. 국방비 증가율이 중국과 비슷한 나라는 한국(4.6배)이 유일하다. 증가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랜드연구소의 다른 보고서를 보면 1994~2015년까지 중국 국방비는 4.9배 증가했다. 국방 투자가 누적되며 중국의 종합군사력은 핵전력을 제외하고는 확고부동한 2위다.

신형 장비 조달 속도는 경이적이다. 360도 전방위를 빠르게 감시할 수 있는 위상배열레이더를 장착해 ‘중국판 이지스 구축함’으로 불리는 052D(만재배수량 7,300톤)를 진수한 게 2012년 8월. 한국 해군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보다 2년 뒤에 나왔으나 벌써 6척이 취역했다. 5척을 건조 중이고 6척이 추가 건조될 예정이다. 한국 해군이 세종대왕급 3척을 건조한 뒤 3척 추가 건조 계획을 만지작거리는 사이에 17척이나 토해내는 형국이다. 052D급 구축함만으로도 한국과 일본이 보유한 이지스 구축함보다 많은 함대방공 구축함을 보유하게 되는 중국은 몇 걸음 더 나갔다. 1만3,000톤 055급 구축함 건조에 들어가 2017년부터 지금까지 4척을 뽑아냈다. 8척 추가 건조가 확정된 가운데 무려 20척을 더 건조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길이 180m로 ‘2차대전 이후 최대 길이 전투함정’이라는 055급의 대량 건조는 중국의 해군력 확장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2013년부터 국방백서가 발간될 때마다 해양 권익 보호를 구체화하고 제1 도련선과 제2 도련선을 제시하는 것도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숨어서 실력을 기르던(도광양회·韜光養晦) 이전에 비해 해군력이 강해진 중국은 해양 권익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다. 장비와 경험 부족 외에 다른 약점도 있다. 국경이 길고 많은 이웃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국경은 1만4,500㎞. 해안선은 2만2,457㎞에 이른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나라는 북한·러시아·몽골·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미얀마·라오스·베트남 등 14개국으로 확실한 우방은 북한 정도다. 반면 미국의 국경은 1만9,924㎞, 해안선은 1만2,048㎞(알래스카 제외). 중국과 마찬가지로 길지만 인접 국가는 캐나다와 멕시코뿐이다.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은 미국의 연못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의 처지는 미국과 반대다. 인도와 러시아 등 대국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안보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꿈꾸는 강군몽(强軍夢)은 현재의 발전 속도가 지속한다면 언젠가는 달성될 수 있겠지만 지정학적인 위치상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중국처럼 국경이 길고 잠재 적국이 많은 나라는 안보가 어렵기 마련이다. 미국은 1972년 상하이 공동성명을 통해 대소련 포위전략을 구사했듯이 대중국 포위망을 조이고 있다. 미국이 월남전에서 피를 흘리고 싸웠으며 아직도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베트남에 구형 페리급 구축함을 무상 양도하고 필리핀에 군사원조를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 경쟁에 이미 여러 나라가 끼어든 셈이다.

나날이 강성해지는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하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각에서는 국방비 증액을 얘기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랜드연구소의 분석에서 보듯이 중국과 같은 비율로 국방비를 늘린 나라는 한국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투자를 늘리기는 어렵다. 김한권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각축과 주도권 다툼, 우리의 종합적인 국력을 감안할 때 누구 편에 서는가를 선택할 처지가 못 된다”고 단언한다. 미국의 군사력이 압도적이어서 다른 대안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 이외에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격돌하는 두 강자 사이에서 약자는 조심할 수밖에 없는 위치라는 것. 동맹을 다지는 동시에 경제적 협력 강화란 상충하는 목표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최소한 다섯 가지 현안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타이완을 둘러싸고 이해 다툼과 무역전쟁,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뒤의 두 가지는 경제(대중국 수출)와 안보 측면에서 한국의 사활적 이익이 걸려 있는 사안이다. 국민적 합의에 근거한 정교한 외교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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