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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씨앗' 뿌리는 삼성…2022년까지 1兆 투입 '과학 코리아' 키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설명회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기자간담회에서 장재수(왼쪽부터) 삼성 미래기술육성센터장, 국양 삼성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이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연구를 지원함으로써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윤태영 서울대 교수의 항암 표적치료 연구, 박문정 포스텍 교수의 장애인 인공 근육 연구 등은 종전의 연구지원 시스템에서는 수행하지 못했을 과제들입니다.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과제를 지원하는 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한국의 연구 생태계가 바뀌고 국가의 기술경쟁력이 높아질 것입니다.”(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과학기술 분야에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005930)가 오는 2022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한다. 그동안 논문 개수 등 획일적 잣대로 빛을 보지 못했던 인재를 발굴하고 실패까지도 장려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블라인드 테스트 등 파격적 방식으로 지원과제를 선정하고 우수 과제의 경우 최대 10년간 금액 제안 없이 연구비를 제공한다.

아울러 삼성은 연구결과의 특허출원 및 투자자 유치, 사업화까지도 힘을 보탠다. 세상에 없던 과학 인재와 사업모델을 동시에 탄생시킬 수 있는 과학기술 혁명이 민간기업인 삼성의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지난 8일 삼성이 발표한 ‘180조원 투자 및 대규모 고용창출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인공지능(AI)·차세대반도체 등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상과 학계·연구기관 등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실패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지원받지 못했던 도전적인 연구에 2022년까지 총 9,600억여원을 추가 투입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신진 연구자를 발굴하고 국가 기술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2013년 8월에 시작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연구지원 사업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가 각각 기초과학과 소재·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지원한다. 그동안 기초과학 149건, 소재기술 132건, ICT 147건 등 총 428건의 과제에 5,38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서울대·KAIST 등 국내 대학과 키스트(KIST)·고등과학원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총 7,300여명의 연구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 지원대상 선정

우수과제땐 10년간 연구비 제공

성공률은 20~30%만 돼도 장려

실패 책임·논문 목표치도 없어

특허출원·사업화까지 힘 보태



◇“성공률 20%만 돼도 만족”…실패 장려하는 연구문화 만든다=국 이사장은 “선정된 연구과제의 성공률이 20~30%만 돼도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연구 지원의 목적이 단순히 성공 여부에 있지 않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 이사장은 “연구결과가 유명한 논문에 실리는 것보다는 연구자 자신이 세계적인 학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장재수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전무는 “전문가들이 볼 때 하면 될 것 같은 과제보다는 실패 확률이 매우 높은 과제가 주로 선정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지원과제 선정부터 파격적이다. 연구자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지 않은 ‘블라인드 연구제안서’를 심사위원들이 1박 2일간 합숙하며 토론으로 뽑는다. 이후 연구자 발표·해외심사에 노벨상 수상자 등 2,000여명의 전문가 심사위원단이 참여한다.

실패에 책임을 지지 않고 실패 원인을 지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연구 목표에 논문이나 특허 개수 등 정량적 목표도 넣지 않는다. 연구비 역시 조기 집행 또는 이월이 가능하다.

◇연구비 이외에 특허 출원·창업까지도 삼성 지원=삼성은 연구결과에 대한 특허출원과 창업까지도 지원할 계획이다. 50여명의 지정 전문 변리사를 통해 특허출원을 돕는다. 또 투자 알선과 마케팅 지원을 포함한 창업 멘토링까지 운영한다. 기업과 연구자 간의 연구개발(R&D) 교류회를 통해 기업은 기술을 수혈하고 연구자는 연구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연구결과가 삼성 이외에 다양한 기업·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 모든 지적재산권에 대한 소유권은 대학 또는 연구수행기관이 가지되 기술 활용도와 인지도를 높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리서치 심포지엄(GRS)을 개최해 연구 성과를 세계의 석학들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수리과학·물리학·화학 분야에서 세 차례 개최된 GRS에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등을 포함해 총 220여명의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올해부터는 10월 미국 실리콘밸리 분자신경과학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해외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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