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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은 토요타 현금 자판기? 이익 전부 日서 '배당잔치'

작년 결손금 뺀 315억 본사로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일본 도요타의 한국법인인 토요타코리아가 지난해 낸 이익을 몽땅 일본으로 보내 ‘배당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토요타코리아는 투자재원으로 쓸 잉여금이 한 푼도 없는 상태다. 한국 내에서는 철저히 수익만 올리고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무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2017년 3월~2018년 3월) 기준 토요타코리아의 매출은 전년보다 22% 증가한 1조490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35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토요타코리아는 이 가운데 전년 결손금(약 40억원)을 제외한 315억원 전액을 일본 본사에 배당해 미처분이익잉여금은 ‘0’이 됐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각종 비용을 빼고 주주에게 배당한 후 회사에 남은 재원이다. 이익잉여금이 없으면 돈을 빌려 투자해야 한다.

이 같은 ‘얌체 배당’은 국내에 진출한 명품 브랜드들의 행태와 유사하다. 해외 유명 시계 및 의류 브랜드들은 매년 영업이익보다 많거나 과도한 배당금을 본사에 보내 한국에서 돈벌이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회계사는 “숫자만 보면 이익금 모두를 빼가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의지가 약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있는 돈을 주고 다시 돈을 빌리는 구조로는 과감한 투자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해 중형세단 캠리를 5,709대 판매해 전년보다 판매량을 39% 늘렸고 렉서스 ES도 8,043대로 22% 더 팔았다. 이미 올해 7월까지 캠리는 5,870대나 팔려 전년 성적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면 토요타코리아는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도 토요타코리아가 사상 최대 순이익(355억원)을 낸 지난해처럼 한국에서 거둔 이익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일본으로 보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000년 설립된 토요타코리아는 늘 일본으로 이익을 모조리 보내 빈축을 사왔다. 토요타코리아는 2007년 이후 2009년(50%)을 제외하고는 배당성향이 100%다. 지난해에는 2011~2014년에 쌓인 적자를 털어버리자마자 다시 이익 전액을 보냈다.



이 같은 행태는 국내에 진출해 잇속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는 명품 브랜드들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롤렉스와 펜디·버버리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많거나 과도한 배당금을 본사에 보내 한국에서 돈벌이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사회공헌 규모는 쥐꼬리 수준이다.

특히 경쟁업체와 비교하더라도 토요타코리아의 배당정책은 과도하다는 평가다. 최근 6년간 배당을 한 번만 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2017년·63%)보다도 월등히 배당성향이 높다. 무엇보다 벤츠(2,040억원)와 BMW(1,266억원)는 순이익을 모두 해외로 보내지 않고 이익잉여금으로 남겨놓았다. 기업성과평가 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매출 1,000억원 이상)의 배당성향은 51% 수준으로 국내 기업(약 29%)보다 높다. 하지만 토요타코리아는 순이익 100%를 배당하고 있다. 순이익을 모두 해외 본사에 배당하는 회사들은 ‘국부 유출’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토요타코리아는 투자재원을 한 푼도 남겨놓지 않아 서비스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 토요타와 렉서스 서비스센터는 8월 기준 전국 40여곳으로 벤츠(58곳), BMW(61곳)에 비해 턱없이 적다. 토요타코리아는 늘어나는 판매량에 맞춰 올해 서비스센터를 확충할 계획인데 투자재원을 결국 본사에서 빌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서 낸 이익을 국내에 남기면 이자수익은 물론 투자재원으로도 활용 가능하지만 본사가 모조리 가져간 뒤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셈이다. 실제로 토요타코리아는 지난해 본사에서 683억원을 차입하는 등 총 1,050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토요타코리아는 2000년 이후 19개 사업연도 가운데 적자를 본 6개 연도(약 580억원)를 제외한 13년간 1,56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본사로 전부 보냈기 때문에 국내에는 돈이 없어 본사에서 빌려 쓰는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토요타코리아가 한국에서 본사의 수익만 극대화하고 투자로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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