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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아프리카를 다시본다<하>] 원자재값 회복에 인프라 늘리는 검은대륙...韓건설, 수주대박 꿈꾼다

북부 산유국들 정유 플랜트 발주

탄자니아 등 사하라 이남 국가는

도로·철도·발전소 건설 줄이어

대우-비료플랜트 GS-교량공사 등

국내 업체 상반기 6.6억弗 수주

하반기도 굵직한 사업 입찰 예정

탄자니아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 인근에서 도심과 주변부를 잇는 도로 확장 및 포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탄자니아 정부는 국가경제발전계획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로 인프라 구축을 통한 대도시와 지방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다르에스살람=정영현기자




탄자니아의 ‘경제수도’ 다르에스살람은 현지에서 가장 발전된 도시임에도 비만 오면 도심 도로 곳곳에 1m짜리 구멍이 파이곤 한다. 다르에스살람을 벗어나면 도로 사정은 더 열악하다. 300㎞ 떨어진 행정수도 도도마까지 차로 10시간이 걸릴 정도다. 고속도로가 아닌 좁은 왕복 1차선 도로가 깔려 있다. 차 한 대가 고장으로 서 있기라도 하면 수㎞씩 차가 밀리는 것은 예사다.

이는 아프리카의 열악한 인프라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탄자니아 정부가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도로·철도·발전소 공사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도로·발전소·병원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해 각국에서 발주가 늘고 있다. 최근의 원만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그 원동력이다. 한동안 아프리카에서 수주활동이 뜸했던 국내 건설사들도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인근 상공에서 내려다본 지상 전경. 아직 대부분의 도로가 좁고 비포장 상태다. 탄자니아 정부는 국가경제발전계획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로 인프라 구축을 통한 대도시와 지방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다르에스살람=정영현기자


◇다시 깨어나는 아프리카 시장=지난 2010년 초만 해도 아프리카는 연평균 5~6% 성장하는 신흥시장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줄어든 차관 등으로 인해 인프라 투자가 주춤하면서 건설 경기 역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원자재 가격이 서서히 오르면서 건설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끊기다시피 했던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소식도 다시 들리고 있다. 상반기에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에서 3억달러 규모의 요소비료 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최근에는 GS건설이 탄자니아에서 1억700만달러 규모의 교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굵직한 입찰건도 예정돼 있다. 알제리 국영기업 소나트랙이 발주하는 25억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프로젝트에는 GS건설 컨소시엄,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 삼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가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7억달러 규모인 알제리 오마쉐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의 입찰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다르에스살람 지사 근무 3년차인 최현정 수출입은행 대리는 “최근 아프리카 건설 시장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며 “도로·발전소 등 인프라에 대한 정부의 발주도 활발해지고 수주를 위해 이곳을 찾는 국내 기업 관계자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6년 12억2,500만달러였던 수주액이 지난해에는 6억9,800만달러까지 급감했다. 올해부터 반전될 분위기다. 7월 말 현재 6억6,5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발주액의 절대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예전 수주 활황기에 크게 못 미치지만 올해 말까지 지난해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 건설 시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무궁한 성장 잠재력이다. 북부의 산유국들은 정유 플랜트 발주가 건설 시장의 중심이라면 사하라 이남 국가들은 도로·철도·발전소 등의 인프라 확대에 힘쓰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전력 공급 품질을 지수화한 전력공급지수를 보면 2017년 기준 에티오피아(3.2), 탄자니아(3.1), 가나(3.7), 보츠와나(3.1) 등은 미국(6.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열악한 인프라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일거리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 시장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진출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회복으로 아프리카의 건설 발주가 재개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나이지리아 남부의 ‘에스크라보스 가스액화연료 생산시설(EGTL)’ 전경. /사진제공=대우건설


◇중국 공세 거세…기술력과 투자형 사업으로 승부해야=아프리카는 잠재력이 크기는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에 녹록지 않은 수주 시장이다. 무엇보다 중국 건설사와의 경쟁이 힘에 부친다. 가격경쟁력과 자금조달 능력 면에서 중국 건설사들이 앞서기 때문이다. 일부 자원부국을 제외하면 재정상황이 열악해 아프리카의 발주처들은 시공사들이 아예 자금조달까지 해오기를 원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국은 자원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에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를 하면서 관련 인프라 공사를 중국 건설사들이 발주하도록 하고 있다”며 “또 중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 등의 규제를 지킬 필요가 없는데다 국영은행 차원의 전폭적인 금융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단순 도급보다는 자금조달까지 함께하는 민간투자사업(PPP)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아프리카 발주처들은 중국 건설사보다 한국 기업들의 시공 품질을 더 신뢰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공사 경험과 현지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후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혜진기자 다르에스살람=정영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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