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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구속영장 기각…분수령 못 넘은 특검, 수사 기간 연장 고심

드루킹 댓글조작 공범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7일 오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송은석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공범 혐의로 특검이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18일 새벽 기각하면서 김 지사는 벼랑 끝에서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대신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등 2라운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특검은 수사기간 연장 등이 어려워지는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특검은 김 지사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한 신병 확보를 하지 못하면서 ‘실패한 특검’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장 야당으로부터 “특검을 특검하라”는 여론에 직면하게 됐다.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18일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와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김 지사와 드루킹의 ‘지시·보고’ 관계 입증을 자신했으나 결국 김 지사의 혐의점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 검경 초기 수사에서 핵심 증거를 놓치면서 특검도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었지만 실패한 특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9일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산채’에서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승인하고 지시했다는 결정적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검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지사가 당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포함한 보고를 받고 승인했다는 드루킹 일당의 진술과 시연에 동원된 말레이시아 등 해외 소재 네이버 아이디(ID) 10여개 등 관련 증거로 김 지사의 혐의 입증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들 진술 및 증거가 주로 직접적인 물증이 아닌 정황 증거들이어서 결국 “킹크랩 시연은 본 기억이 없다”는 김 지사의 해명을 깨뜨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의 총체적인 수사력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이번 수사의 ‘본류’인 김 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까지 50일이 걸렸으나 결국 기각됐기 때문이다. 특검은 김 지사에 앞서 드루킹의 최측근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도 두 차례 청구했다가 기각당해 사실상 댓글조작 실행자 외에는 구속 성과가 전무하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김 지사의 댓글조작 관여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이제 와서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이번에 영장에 넣지 않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드루킹의 진술 번복으로 논리가 흐트러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검은 도 변호사를 면담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드루킹을 김 지사에게 소개해준 송인배 정무비서관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한 번씩 조사했을 뿐 피의자로 전환하지도 못한 상태다. 이에 특검이 김 지사와 드루킹 잔당을 추가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끝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정에서 치열한 혐의 입증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지만 김 지사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하게 되는 만큼 특검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특검 결과에 따라 현 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면죄부만 주게 됐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특검은 오는 25일로 끝나는 수사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하는 것도 어렵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익범 특검은 22~23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중간수사 결과를 보고한다. 만약 김 지사 구속에 실패했지만 수사기간 연장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특검은 명운을 건 총력전에 다시 한번 더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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