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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불장군 트럼프 행보에 거세지는 미국 내 역풍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게재된 ‘자유로운 언론에는 당신이 필요하다(A FREE PRESS NEEDS YOU)’는 제목의 사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행보에 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내부 반발이 커지면서 당장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 선거는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행보에도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신문사 350여곳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적 언론관에 맞서 “자유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결기로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기사를 ‘가짜뉴스’로 깔아뭉개며 “언론은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각 신문사가 사설을 통해 ‘언론인은 적이 아니며 자유언론의 가치는 소중하다’는 공통의 의견을 낸 것이다. 미국 신문사들이 각사의 논조를 드러내는 사설로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주부터 이번 사설 연대를 주도한 보스턴글로브는 15일 오후 인터넷 홈페이지 상단에 ‘언론인은 적이 아니다(Journalists are not the enemy)’라는 제목의 16일자 사설을 미리 싣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 신문은 “부패정권이 국가를 떠맡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유언론을 관영언론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언론을 ‘국민의 적’이라고 주장해 언론자유는 물론 국민의 자유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반(反)이민정책, 기후변화협정 탈퇴, 무역전쟁 등을 비판하거나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대한 특검 수사나 성추문 스캔들에 자신이 연루된 보도가 나오면 이를 가짜뉴스로 비하하며 ‘국민의 적’이라는 원색적인 공격을 이어왔다.

보스턴글로브는 이날 언론자유를 지키려는 노력에 동참한 신문사들이 당초 예상된 200여사를 넘어 350여사에 이르렀다며 독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보스턴글로브에 연대를 표한 미 최고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온라인판을 통해 ‘자유언론은 당신이 필요하다(A free press needs you)’는 제목의 사설 일부를 발췌해 게재했다. NYT는 미국 제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남긴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주저 없이 후자(정부 없는 신문)를 택하겠다”고 한 말을 내세워 제퍼슨 자신도 백악관에서는 언론에 불만을 표했지만 ‘열린 사회’에서 이뤄지는 언론 보도는 갈등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설을 일제히 게재한 언론 매체들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짜뉴스 매체야말로 야당”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윌리엄 맥레이븐 전 미국 합동특수전사령관/AFP연합뉴스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쏟아내다 기밀취급권을 박탈당한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사례도 미국 내 반발을 키우고 있다.

이날 미국 합동특수전사령관을 지낸 윌리엄 맥레이븐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브레넌 전 CIA 국장을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공직자”로 옹호하며 연대의 표시로 자신의 기밀 취급권도 기꺼이 내놓겠다고 주장했다.

네이비실 특수부대 출신인 맥레이븐 전 사령관은 특수전 임무를 수행하며 ‘테러범 사냥꾼’이란 명성을 얻었다. 2011년 5월에는 빈 라덴을 제거하는 ‘냅튠 스피어’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 미 국민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CNN은 맥 레이븐 전 사령관이 수만 명의 전·현직 특수전 요원들로부터 폭넓은 존경을 받은 인물이라고 전하며, 그의 메시지가 특수요원들 사이에 강한 파급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직 CIA 국장과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낸 11명도 이날 밤 공동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수사에 관여한 다른 관료들의 기밀취급권도 추가로 박탈하는 것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발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가운데 왼쪽)은 지난해 7월14일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하는 파리 열병식을 참관하고 있다./파리=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미국 내 반발이 커지면서 실제 정책이 유보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열병식)가 비용 논란 속에 결국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미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국방부와 백악관은 미군 참전 용사들을 예우하고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8년 11월 10일 퍼레이드를 계획했지만 내년에 기회를 찾아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대규모 열병식 개최를 추진하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각계 비판이 잇따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프랑스를 방문해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하는 파리 열병식을 참관한 뒤 “내가 본 최고의 열병식 중 하나였다”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서방국가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미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에 미 의회를 포함한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전체주의 국가, 독재 정권을 연상시킨다거나 무력 과시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엄청난 비용 소요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AP통신은 이날 미 관리들을 인용해 열병식 비용이 당초 백악관 추산보다 3배 이상 많은 9,200만 달러(약 1,038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CNN방송이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열병식에 약 1,2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이러한 역풍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선거분석 전문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공화당을 꺾고 연방 하원을 장악할 확률이 75%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435석인 하원 의석의 과반(218석 이상)을 차지할 확률은 민주당이 75.4%, 공화당이 24.6%로 나타났다.

의석수로는 민주당이 230석, 공화당이 20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435개 모든 선거구에서 치러지는 하원 선거의 판세는 현재로선 민주당이 앞서가는 분위기다.

선거분석업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CPR)는 지난 14일 펴낸 보고서에서 “현역 의원이 공화당인 선거구 중 민주당 우세로 돌아섰거나, 경합으로 분류된 선거구가 올해 1월 20개에서 현재는 37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CNN방송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하원 선거에서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물음에 민주당이라는 답변이 52%로, 공화당(41%)보다 11%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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