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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왕서방의 '싹쓸이 문화 쇼핑'…글로벌 엔터판 흔든다

< 8 > 부활하는 '시누아즈리'

막강한 내수시장·자본력 앞세워

韓·日·美 콘텐츠회사 M&A 가속

텐센트, JYP와 아이돌그룹 육성

'프로듀스 101' 등 인기 판권 구매

'찰리우드' 성장세 할리우드 넘어

美극장·제작사 등 줄줄이 인수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중국몽’의 진군 소리가 우렁차다.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경제의 막강한 자본력을 뒷배로 한 ‘왕서방머니’는 전 세계 엔터 업계를 무대로 공세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 ‘싹쓸이 쇼핑’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중국 자본의 투자 행보는 매우 공격적이다. 성미경 한국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중국 엔터 시장이 최근 2~3년 사이에 급속도로 발전했다”며 “강력한 내수시장에서 나오는 자본을 바탕으로 한국·일본·미국 등 콘텐츠 선진국으로 불리던 나라들의 회사를 인수하며 빠르게 노하우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터 비즈니스 쇼핑의 선봉에 선 기업은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을 서비스하는 텐센트다. 텐센트의 해외 엔터 투자는 당장의 이익도 물론이지만 장기적으로 전 세계 문화패권을 강하게 움켜쥐려는 심모원려(深謀遠慮)의 전략이 깔려 있다. 지식재산권(IP) 확보에 혈안인 것만 봐도 그렇다.

청우 텐센트 부총재는 일찍이 지난 2011년 ‘범엔터테인먼트(泛娛樂)’ 개념을 주창하며 IP 사들이기에 정성을 쏟았다. 범엔터테인먼트는 인터넷·모바일 시대에 팬층을 두껍게 가져가는 한 개 이상의 IP를 활용해 TV·웹드라마·예능·게임·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산업모델이다. 대표적인 예가 연예매니지먼트 업계로 인기스타만큼 확실한 IP도 드물다. 지난해 설립된 중국 내 연예매니지먼트 회사만 3,000개가 넘는다는 점도 이러한 추세를 보여주는 한 예다.

텐센트는 최근 JYP차이나와 함께 신성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오는 9월 중국 현지 보이그룹 ‘보이스토리’를 론칭한다. 텐센트의 자금력에 JYP의 아이돌 육성 노하우를 접목한 것이다. 텐센트는 아울러 CJ ENM에서 ‘프로듀스 101’의 판권을 정식 구매한 뒤 텐센트TV를 통해 ‘창조 101’을 출범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조회 수가 무려 48억회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기존 강세를 보이던 게임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텐센트는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제작사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한 데 이어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인 블루홀에도 약 8,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중국 3대 연예기획사 중 하나인 위에화엔터테인먼트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티아라와 미쓰에이의 지아를 영입했으며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합작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주소녀가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합작으로 론칭한 걸그룹이다. 완다그룹은 예당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바나나컬쳐를 만들었다. 티아라·EXID 등 걸그룹이 소속됐다.

‘찰리우드(차이나+할리우드)’의 성장세는 더욱 놀랍다. 세계 영화의 본고장인 할리우드도 넘었다. 올해 1·4분기 중국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31억7,000만달러(약 3조5,647억원)로 할리우드의 박스오피스 매출액인 28억5,000만달러(약 3조2,048억원)를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중국 영화 업계의 행보에 모두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화이브라더스는 유해진·주원 등이 소속된 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사명을 ‘화이브라더스코리아’로 변경했고 아울러 유정훈 전 쇼박스 대표와 손잡고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를 창립했다.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를 제작한 루소 형제가 만든 제작사 루소브러더스와도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완다그룹은 미국 2위 극장업체 AMC, 유럽 최대 극장업체 오디언&UCI시네마, ‘인터스텔라’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제작했던 레전더리픽처스를 연이어 인수했다. 알리바바 역시 자회사 알리바바픽처스를 설립했다. 마윈 회장은 지난해 직접 ‘공수도’라는 중국 영화에 출연할 정도로 영화광이다.

성 책임연구원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체제 특성상 콘텐츠 산업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는데 현 상황은 그러한 예측과 다르다”며 “오히려 유튜브 등 외부 문물을 국가 주도로 차단해 자국 내 콘텐츠·플랫폼 기업의 파이를 키우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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