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경제 · 금융  >  저축은행·캐피털·대부업

[서경이 만난 사람]이순우 저축銀중앙회장 "대출금리 인하, 당장 부담되지만 길게보면 저축銀 살아남는 길"

경영성적 양호한 지금이 적기...업계 충격 최소화위해 지원할 것
금융소비자가 1금융으로 올라가도록 돕는게 저축銀의 핵심 역할
당국도 예보율 인하 등 업계 서민금융부문 성장위해 힘실어줘야

  • 손구민 기자
  • 2018-08-19 17:27:42
  • 저축은행·캐피털·대부업
[서경이 만난 사람]이순우 저축銀중앙회장 '대출금리 인하, 당장 부담되지만 길게보면 저축銀 살아남는 길'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권욱기자

“신용등급이 낮아 1금융권에서 밀려난 금융소비자가 저축은행을 통해 재기해 1금융권으로 되돌아가 건강한 금융소비자가 되도록 돕는 게 저축은행의 역할과 존재 이유입니다.”

‘돈 버는 게 은행의 일이 아니냐’는 쉬운 답변이 나올 줄 알았지만 이순우(67)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유동성이 부족해질 때가 있는데 돈이 급할 때 저축은행을 찾는 자영업자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며 “시중은행에서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절차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편하게 저축은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이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금리 인하로) 당장은 저축은행이 어려워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는 처음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저축은행 업계에 꼭 필요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를 통해 차주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10조원 중 고금리 비중이 66.1%를 차지한다며 고금리 상위 저축은행 명단 공개와 함께 사실상 금리 인하를 최근 압박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거래하는 주요고객이 대부분 중·저신용자인 점을 간과했다며 불만이 없지는 않지만 차주의 신용등급과 상환능력에 대한 고려 없이 20% 고금리를 일괄 부과했다는 금감원의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연 19.5%로, 2016년 6월의 23.3%보다 3.8%포인트나 하락하는 등 저축은행도 지속적으로 대출금리를 내려왔다. 올 상반기 대형 저축은행 중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최대 4~5%포인트 하락한 곳도 있다. 이 회장은 “금감원의 최근 발표가 저축은행 자체 노력이 충분히 감안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면서도 “금감원에서도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상품 자체를 지적하기보다는 대출금리를 고객의 신용도에 적합하게 합리적으로 운영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요구를 놓고 금감원과 각을 세우며 얼굴을 붉힐 게 아니라 저축은행이 진정한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게 저축은행도 금리 인하 등을 포함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힌 것이다. 저축은행이 자체적인 노력을 했다고는 하지만 중·저신용자의 체감이 여전히 낮은 편이고 여론의 시각도 싸늘한 만큼 저축은행 내부의 반성도 필요하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자녀에게 공부를 잘하라고 채찍질하는 것은 성적이 적어도 전교 상위권에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지, (자녀 성적이) 꼴찌를 맴돌면 그런 얘기도 하기 힘들다”며 전국 76개 저축은행이 호실적을 내며 여력이 생긴 만큼 금리 인하를 고민할 타이밍이 됐다는 말도 했다. 지난 1·4분기 저축은행 실적에 따르면 당기순익은 2,32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2016년 연간 순익은 8,605억원, 지난해에는 1조672억원을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4.15%로 규제비율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총여신 연체율도 4.6%로 낮은 편이다. 다만 그는 “중앙회가 할 일은 금융당국의 방향과 맞게 금리를 스스로 인하하되 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고 현실을 감안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경이 만난 사람]이순우 저축銀중앙회장 '대출금리 인하, 당장 부담되지만 길게보면 저축銀 살아남는 길'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권욱기자

이 회장은 저축은행이 서민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3·4분기부터는 사잇돌2대출이나 햇살론 외에도 자체 중금리 대출상품을 개발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그는 우선 저축은행은 신용평가모델 고도화에 투자를 늘려 고객 분석을 강화하고 고객의 신용도와 상환능력에 맞는 합리적인 금리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금리 대출 확대가 자칫 저축은행의 부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 소액신용대출 부실 경험에 의한 학습효과에 따라 개인신용대출을 무분별하게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부실 증가 예방을 위해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투자를 전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걱정이 없지는 않다. 국내 경제지표가 줄줄이 빨간불이 켜진데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되는 상황이어서 자영업자나 취약차주의 부실 위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이 경제지표에 훨씬 더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회장의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 같지 않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는 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회원사들을 설득해나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금융당국과 함께 고객 상환능력을 고려한 심사기준을 개편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미 올해부터 강화된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에 따라 충당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4분기 대손충당금은 4,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2,438억원 대비 2배 급증했다.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 2,496억원 대비 175억원 감소한 것도 충당금을 더 보수적으로 쌓았기 때문이다. 10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서 이전보다 더 깐깐하게 대출심사가 이뤄지는 등 저축은행 리스크 관리는 더 강화된다.

일부에서는 저축은행마저 까다롭게 대출심사를 하게 되면 풍선효과로 대부업체나 사채로 넘어가는 영세자영업자들이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이 회장은 이에 “업계와 당국이 상시 모니터링을 하며 서민금융 공급이 위축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경이 만난 사람]이순우 저축銀중앙회장 '대출금리 인하, 당장 부담되지만 길게보면 저축銀 살아남는 길'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권욱기자

이 회장은 저축은행 업계가 서민금융기관으로 역할을 더 확대하려면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통해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듯이 서민금융의 양적·질적 발전을 위해서도 관심과 함께 영업구역 제한 등의 규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비율은 역설적이게도 규제임에 동시에 저축은행의 설립취지와 목적이기도 하다”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비율을 준수하면서도 일부 서민을 위한 햇살론과 같은 정책상품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예금보험요율은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책정된 비율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저축은행 BIS비율은 14.1%로 시중은행의 14.5%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과거 부실저축은행으로 인해 책정된 예금보험료 문제가 현재 건전한 저축은행의 경영을 압박하는 악순환을 차단하도록 합리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0년간 뱅커였던 이 회장은 다소 도발적인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서민금융의 핵심인 저축은행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중은행이 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금융을 저축은행에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법제화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기업대출 위주로, 저축은행은 서민대출 위주로 집중하는 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 것이다. 이 회장은 “주택을 담보로 손쉽게 대출해주는 것은 덩치가 커진 시중은행 역할로는 맞지 않는다”며 “시중은행은 기업, 저축은행은 서민대출에 집중해 업무를 분장하는 것도 금융산업 전체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소 황당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현재 금융시장이 놓인 상황을 감안하면 흘려듣기도 어려운 지적이다. /대담=김홍길 금융부장·정리=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사진=권욱 기자

He is...

△1950년 경주 △대구고등학교 △성균관대 법학과 △2002년 우리은행 기업금융단 단장 △2004년 우리은행 경영지원본부장, 집행부행장 △2008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2011년 우리은행 은행장 △2013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2015년 우리카드 고문 △2015년 제17대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시선집중

ad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