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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지표금리 1%대 진입...원화채 매수 강도 높이는 외국인

터키發 신흥국 금융불안에

국내채권 안전자산으로 부각

外人 보유잔액 8일연속 증가

채권형펀드에도 올 4조 몰려

잭슨홀미팅후 변동성은 경계





국고채 3년물이 1%대에 진입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채권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한미금리 격차 확대로 외국인들의 채권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달러강세와 터키발 신흥국 금융위기 상황에 국내 채권시장이 안전자산시장으로 부각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채권금리가 적정범위 하단에 도달한 만큼 장기물보다는 단기물 위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권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 잔고는 112조9,375억원으로 또 한번 사상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1월 100조원을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한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지난 3일부터 8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지난 14일 하루에만 4,312억원을 사들이는 등 9거래일 연속 국내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집계는 아니지만 16~17일 이틀동안도 외국인은 원화채권을 매수했다. 다만 이 달 들어 국고채는 5년물에서 3년물로 종목교체를 시작했고 통안채에 대한 매수세를 늘리고 있다. 16일 하루에만 외국인은 통안채를 3,200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국내 채권 시장에서 매수 강도를 높여왔다. 연초부터 대북 관계가 완화 신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탓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터키발 금융위기 등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신흥국 중 국내 채권 시장의 매력이 높아졌다. 외부요인 뿐만 아니라 내부요인도 국내 채권금리를 떨어뜨리며 외국인을 추가 매수세를 불러 들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지표는 국내 채권 금리를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취업자 증가 폭은 5,000명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악 상태로 진입했다. 실업자 수 역시 7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고용악화가 현실화하면서 시장은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고채 3년물은 국내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고용 증가가 둔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0개월 만에 1%대로 내려앉았다. 신흥국 위험자산을 대체하며 채권 매수 주체들도 예상보다 안정적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원화채를 매수하는 주요 외국인 주체 가운데 국부펀드와 중앙은행계 자금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며 “외국인의 원화채 수급 안정성 제고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국부펀드로는 노르웨이 연기금(GPFG)과 싱가포르 투자청(GIC),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청, 중국 CIC 등을 들 수 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세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기관과 개인도 주식보다는 채권으로 눈을 돌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회 이상 인상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상반기부터 나오면서 시중 채권금리 하락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 특히 금리 인상 우려로 채권 관련 투자자금 집행을 미뤄 온 투자자들이 자금 집행을 서둘러 재개하면서 국내 채권형펀드에는 연초 이후 4조4,57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과 금리 격차가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돼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고용 증가 둔화와 연이은 국내 경기 불안이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다수 증권사가 6월 초부터 연내 1회 인상을 제시했지만 이러한 전망을 7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시장에서 금리 동결 목소리가 높아진다면 단기물, 중기물 뿐 아니라 장기물 채권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3년물과 10년물 금리격차가 40bp 초반인 가운데 30bp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모든 구간에서 국고채 금리가 1%대를 기록하는 ‘초저금리 시대’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 할 것으로 보여 한동안 채권 등 안전자산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일 요인은 현재는 미·중 무역갈등 완화 뿐”이라며 “외국인의 채권 선호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개인투자자들의 초단기채권 쏠림 현상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23~25일(현지시간)잭슨홀 미팅 이후 국내외 통화긴축 경계감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채권금리 반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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