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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난항에 몸 단 中..."말레이 환심을 사라"

習·리커창, 방중 말레이 총리 회동

통화스와프 체결·투자계획 등 발표

철도사업 등 반감 마하티르 고려

마윈 알리바바 회장까지 지원사격

인민일보도 "일대일로 참가국 이익"

말레이 확실한 우군만들기 총력

마하티르 모하맛(왼쪽 두번째) 말레이시아 총리와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조어대 국빈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국책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가 해외 각국에서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취임 직후 일대일로 사업 협력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일대일로가 부채 폭탄을 안기는 프로젝트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데다 미중 무역전쟁까지 겹쳐 우군이 절실한 중국 지도부는 마하티르 총리 재기 이후 첫 방중에 예우를 다했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을 방문한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본사를 방문한 뒤 18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18일 밤늦게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마하티르 총리를 영접하기 위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직접 공항까지 나갔으며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마하티르 총리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연이어 그를 만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20일 마하티르 총리와의 회동에서 양국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통화스와프 체결 이슈를 논의하고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은 마하티르 총리가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일대일로 협력사업 이슈다. 올해 5월 총선에서 친중 성향의 전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마하티르 총리는 당선되자마자 말레이시아에서 추진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사업비가 부풀려지고 수익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 사업과 송유관·천연가스관 사업에는 이미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ECRL 건설 사업은 중국이 사업비 550억링깃(15조원)의 85%를 융자하는 조건으로 추진했지만 마하티르 정부는 실익이 떨어지고 말레이시아에 부채 부담을 안길 수 있다며 반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마하티르 정부는 중국이 이 사업을 지속하려면 사업비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CRL 건설과 송유관 천연가스관 사업이 무산될 경우 파키스탄과 캄보디아 등 다른 일대일로 사업 참가국에서도 도미도 이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담에서 마하티르 총리의 마음을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중국 국책 프로젝트에 대한 그의 반감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은 민영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마윈은 시 주석, 리 총리와 담판을 앞둔 마하티르 총리와 알리바바 본사 참관 일정에 동행하면서 전자결제·스마트물류 등 알리바바의 최첨단기술을 직접 시연했다.

중국 민간기업과 말레이시아 기업 간 협력사업도 발표됐다. 중국의 간판 자동차 메이커인 지리는 마하티르의 방중 일정에 맞춰 말레이시아 자동차 브랜드 프로톤과 50대50으로 신에너지 자동차 부문에서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지리차는 지난해 프로톤 지분 100%를 가진 말레이시아 재벌 DRB-HICOM으로부터 프로톤 지분 49.9%를 인수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말레이시아와의 일대일로 협력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재강조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일 논평에서 “마하티르 총리는 이전 정권이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에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이번 방중은 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가 구애를 펼치자 일대일로를 비판했던 마하티르 총리도 발언 수위를 누그러뜨렸다. 그는 20일 밤 시 주석과 만나 말레이시아에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중국에 대한 정치적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레이시아 언론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보도했다.

다만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일대일로 사업 지속 여부에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그는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업인포럼에서 “말레이시아는 돈을 많이 빌려야 하는 프로젝트에는 반대하지만 중국 기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에 더 많이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국내 산업을 해치지 않는 투자와 프로젝트라면 환영한다는 뜻이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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