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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경전철 운영 실태는]"지역 표심잡자" 앞다퉈 설치했지만...6곳 모두 적자

■비강남 경전철 재정사업화...제2 의정부 되나

의정부 3,600억 적자 끝 파산

우이·용인도 수요예측 못미쳐

대구는 수백억 적자에 연장 중단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표심 잡기 수단으로 경전철 설치를 추진했다가 뒤늦게 적자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일들을 되풀이하고 있다.

현재 전국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경전철은 서울과 경기 의정부·용인, 대구, 부산, 인천 등 6곳이다. 이 가운데 개통 이후 수익을 내고 있는 경전철은 단 한 곳도 없고 모두 적자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해마다 수백억원의 혈세를 적자투성이 경전철을 위해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부실 운영 사례는 의정부경전철이다. 지난 2012년 7월 개통해 탑석역부터 발곡역까지 15개역을 운행하는 의정부경전철은 지자체의 무리한 사업 추진과 중앙정부의 수수방관, 민간사업자의 운영능력 부족이라는 ‘3재(災)’가 겹치며 지난해 5월 결국 파산했다. 의정부경전철은 개통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해 2016년 12월 말 기준으로 3,676억원의 누적적자가 쌓였다. 의정부시는 새로운 대체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사업자가 2,000억원을 투자하면 시에서 오는 2042년까지 원금에 이자까지 더해 돌려주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장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사업자에게 혈세를 퍼줘야 할 상황이다.

파산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다른 지자체 또한 사정은 비슷하다. 대부분의 경전철이 매년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용인경전철은 2013년 4월 개통 이후 2016년 12월까지 누적 2,930만명이 이용했다. 하루 평균 2만명도 안되는 셈인데 사업 전 수요에서는 하루 16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2만5,000여명 수준까지 평균 이용객 수를 늘렸지만 여전히 기대치의 6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개통 연기를 거듭한 끝에 지난해 9월 개통한 서울 우이~신설경전철 또한 하루 이용객(7만여명)이 예측치(13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역시 해마다 적자운행을 하고 있는 부산~김해경전철은 부산시와 김해시가 매년 400억~500억원 수준의 세금을 민간사업자에게 적자보전 차원에서 지급하고 있다. 대구시가 1조4,900억원을 투입한 대구 3호선 경전철은 수백억원대 누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연장사업이 중단되는 등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부실한 경전철 운영은 각 지자체장의 무성의한 선심성 공약 남발 탓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치열해지면서 선거 때마다 각 당 후보들이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공약을 무분별하게 내건다”며 “선심성으로 기획한 사업이다 보니 객관적인 수요예측 없이 과도한 예산을 집행하게 되고 몇 년 안에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골칫덩이로 변한다”고 꼬집었다.

도시철도2호선 건설을 추진 중인 광주광역시는 사업성 문제로 10여년째 건설 추진과 중단을 반복하면서 시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제 필요성보다 ‘SOC 사업을 우선 따고 보자’고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의 이기주의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경전철은 불편해서 잘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 경전철을 반기는 이유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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