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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공연만 모십니다

- 문예위 '베스트 앤 퍼스트'

아라비안 나이트·돼지우리 등

내달 4일부터 초연작 8편 무대에

- 서울문화재단 '뉴스테이지'

'당신이 그리운...'·쉬쉬쉬잇 등

신진 연출·극작가 작품 선보여

이재영의 ‘구조의 구조’(윗줄 왼쪽), 손진책 연출의 ‘돼지우리’(윗줄 오른쪽), 최용훈 연출의 ‘X’(아랫줄)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은 공연을 만드는 예술가, 이를 감상하는 관객에게도 있다. 갓 태어난 아기가 뒤집고 기고 걷는 과정을 지켜보듯 세상에 처음 공개된 작품을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함께 다듬고 키워내는 것은 초연작을 만들고 감상하는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짊어지는 책무다.

‘초연작’이라는 따끈한 이름으로 9월부터 잇따라 관객들을 찾는 작품들이 있다. 국내 최고의 연출자와 안무가가 선보이는 작품이거나, 촉망받는 신예들이 선보이는 작품들로 구성된 만큼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지켜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국내에서 다뤄진 적 없는 초연 작품만을 선보이는 ‘베스트 앤 퍼스트’ 시리즈는 해외에서 소개된 작품 중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들을 엄선해 국내 최고의 연출자와 안무가들이 소개하는 기획전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다음 달 4일부터 10월까지 선보이는 작품은 총 8편. 시리즈의 첫 문을 여는 연극부터 ‘19세 이상 관람가’의 빨간 딱지를 붙이면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다음 달 4~1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아라비안 나이트’는 독일 극작가 롤란트 쉼멜페닉의 작품으로 ‘목란언니’ ‘XXL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국부’ ‘나는 살인자입니다’ 등 독특한 연출기법으로 주목받는 전인철 연출의 손에서 재탄생한다. 2001년 독일 슈트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마법에 걸린 아파트에서 현실과 환상 세계를 오가는 다섯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같은 달 8~22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극작가 아돌 후가드의 작품 ‘돼지우리’를 손진책 연출의 화법으로 소개한다. ‘돼지우리’는 전쟁 중 탈영해 돼지우리에 숨어 살고 있는 파벨과 그런 남편을 숨긴 채 남편을 잃은 비련의 여인으로 위장하며 살아가고 있는 아내 프라스코비야의 이야기를 다룬 2인극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군을 탈출해 41년간 돼지우리에서 살았던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한 것으로, 관객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박완규, 강지은 두 배우가 열연한다. 이 작품 역시 19세 이상만 관람 가능하다.

극단 ‘작은신화’를 이끌며 연극의 미래를 개척해온 최용훈 연출의 ‘X’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다음달 14~30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선보이는 ‘X’는 명왕성에표류하며 통신마저 끊긴 탐사대원들이 지구에서 올 연락만을 기다리며 겪는 상황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원작자인 알리스테어 맥도월은 ‘영국 연극의 미래’로 불리는 1987년생 젊은 작가다.

무용작품도 있다. 안무가 이재영의 신작 ‘구조의 구조’는 몸의 구조와 형태를 사회에 대입하며 자유와 구속에 대해 이야기한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후 새로운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는 안무가 이재영은 춤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 실험적인 안무가다.

이밖에도 민새롬 연출이 재해석하는 ‘크리스천스’, 발레 안무가 제임스 전의 ‘포스트2000 발레정전’ 박호빈의 ‘마크툽’ 예효승의 ‘오피움’ 등이 시리즈를 장식한다.





‘베스트 앤 퍼스트’가 중견 안무가와 연출가의 실험 무대라면 서울문화재단의 ‘뉴스테이지’는 신진 연출가와 극작가의 작품 개발을 지원하고 관객에게 처음 공개하는 무대다.

첫 번째로 관객을 만나는 작품은 김지나 연출의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8.24-30)으로 지난해 발표한 ‘레일을 따라 붉은 칸나의 바다로’의 후속작이다. 이주민들이 한 열차에서 만나 각자의 경계를 넘는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이번 작품은 정착한 땅에서의 삶을 비춘다.

두 번째 작품은 문새미 연출의 ‘쉬쉬쉬잇’(9.4-9)이다. 이현화 작가가 1976년 발표한 동명의 미스터리 희곡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과거 활발하게 무대에 올려졌지만 21세기 들어 무대화가 뜸해진 국내 희곡을 재발견하는 데 집중해온 문 연출이 또 한 번 내딛는 걸음이다.

뉴스테이지 연출부문 선정자 중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르는 설유진 연출은 미스터리 연극 ‘9월’(9.14-20)을 선보인다. 주인공 해리와 극의 배경이 되는 기차역을 중심에 배치하고 해리의 엄마 영주, 새아빠 근호, 30년 동안 살인범으로 복역하고 있는 선희, 상담사 등 다섯 인물의 시공간을 다양한 각도로 비춘다.

지난해 신설된 극작부문에 선정된 두 명의 극작가들 역시 연출자들과 합을 맞춰 공연을 선보인다. 황승욱 작가의 ‘테스트’(9.30-10.6)는 직장 내에서 게이라는 소문이 돌게 된 주인공 건우가 인사과에서 조사를 받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을 다룬다.

마지막 작품은 이보람 작가의 ‘기억의 자리’(10.11-17)다.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 이주지역인 우슈토베에서 구석기 시대 고대 동굴벽화가 발견되고, 국내 전시 프로젝트를 위해 카자흐스탄을 찾은 동욱이 광부였던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면서 겪는 일을 색다른 시공간 경험으로 풀어낸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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