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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신흥국펀드, 들어갈까 기다릴까

미중 무역분쟁 탓 올 中펀드 등 두자릿수 손실

"저평가 매력 높아져" "차별적 접근 바람직" 분분

무역갈등 해소·美 통화정책 방향이 반등 열쇠로

《이 기사는 시그널 8월21일 오전 9시2분에 게재됐습니다》







신흥국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악재로 하락한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하반기 투자전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신흥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된 만큼 하반기 매수를 노리기도 하지만 위험요인은 여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해소’ ‘온건한 통화정책’ ‘달러 가치 상승’ 등 3대 조건을 신흥국 반등의 관건으로 보고 신중한 전략을 세울 것을 권하고 있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북미펀드 수익률은 7.3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15.60%), 신흥유럽(-12.33%), 인도(-4.68%), 베트남(-3.68%) 등이 손실을 기록한 반면 북미 지역 펀드는 전체 해외펀드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과를 냈다. 펀드뿐 아니라 브라질·터키 등 고금리로 투자자를 사로잡은 신흥국 채권 역시 환율 폭락으로 손실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 377원8전이던 브라질 헤알화는 올해 27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환율이 35% 이상 하락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이 -4.84%로 전체 해외채권형 펀드 중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신흥국은 올해 초부터 미국달러 가치 상승, 미중 무역분쟁, 미국·터키 정치갈등 등 각종 미국발 악재 영향으로 금융불안을 이어왔다.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면서 증시가 폭락했고 환율이 하락하면서 채권 손실 규모도 커졌다. 신흥국 투자가 1·4분기부터 계속해서 손실 규모를 키웠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히려 커졌다. 가격이 낮아질 때 주식을 매수해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저평가 상태의 신흥국을 기회로 삼으라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의 권유도 투자를 부추겼다. 실제로 베트남펀드의 경우 한때 손실이 두자릿수를 넘어섰지만 연초 이후 자금 유입액이 여전히 6,726억원에 달한다. 북미 지역 순유입액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신흥국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는 신흥국이 현재 여전히 저평가 상태인데다 미국발 리스크가 마무리 국면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대체로 미국이 야기하는 각종 글로벌 갈등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증시 개선을 위해서는 미중 무역 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완화, 미국달러 가치 하락 등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 확산 등 신흥국 증시에 불리한 환경이 첩첩이 쌓여 있어 구조적으로 취약한 일부 신흥국 통화 불안이 다른 국가로 전염될 우려마저 제기된다”며 “이번주 예정된 미중 무역 협상 및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 8월 유로존 경제지표 발표 등 신흥국 증시 개선을 위한 3대 조건 관련 이벤트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많은 투자자가 하반기 신흥국 증시 반등을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유의사항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요건은 미중 무역 협상으로 22~23일 예정된 미중 무역 협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팀장은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미국 재무부 국제 담당 차관이 3개월 만에 협상을 재개한다”며 “협상 참여자의 직급이 낮아 실질적인 성과가 없을 수 있지만 향후 협상 일정 관련 합의만 진행돼도 의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증시에 대한 전망이 이처럼 엇갈리는 만큼 전문가들은 신흥국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차별적 접근’을 권하는 상황이다. 신흥국 중에서도 변동성에 대응 가능한 국가의 매력이 높다는 것.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중에서는 인도가 수출보다는 내수 비중이 높은 국가로 내수 성장 기대감이 존재하며 미국과 일본이 선진국 중에는 상대적 매력이 높다”며 “무역갈등과 환율 등 변동성 요인이 완화하면 하락 폭이 큰 국가를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두 가지 요인이 단기에 해소되기 힘들기 때문에 변동성에 견조한 국가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채권 투자 역시 국가별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선 이후 불확실성을 소폭 해소한 멕시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추세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신흥국 투자심리는 계속 악화될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 제재가 예상되는 러시아와 외환 유동성이 취약한 국가에 대한 투자는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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