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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조계종 총무원장 자진 사퇴

원로회의 하루 앞두고 수덕사로 떠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힌 뒤 마지막 삼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원로회의 개최 하루 전날인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사퇴했다.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설정스님은 대웅전에 들러 참배하고 수덕사로 떠났다.

설정스님은 이날 “1994년 종단개혁 당시 개혁회의 법제위원장으로 그 당시 미흡했던 점을 고치려고 종단에 나왔지만 일부 정치권승들의 방해로 끝까지 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저는 늙었고 의지만으로 (개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불교의 재정 투명화를 비롯한 개혁에 온 사부대중이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16일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했다. 22일 개최 예정인 원로회의에서 이를 인준하면 설정스님은 총무원장직에서 해임된다. 원로회의 일각에서 설정스님의 불신임안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중앙종회 해산 및 비대위 구성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설정스님의 전격 사퇴로 원로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설정스님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재차 부인하며 개혁을 막는 세력을 비판했다. 설정스님은 “의혹이 있었다면 총무원장 자리에 나오지도 않았다”며 “나를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진실로 나를 보호해야 할,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설정스님의 총무원장 당선에 역할을 했던 자승 전 총무원장 세력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계종은 총무부장 진우스님의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 설정스님의 퇴진 및 중앙종회 해산을 요구했던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측의 인사는 설정스님의 사퇴에 대해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면서도 “전국승려대회는 오는 26일에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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