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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적 아닌 동반자...菌과의 공생

매일 먹고...바르고...마시고...

생명 위협하는 박멸 대상서

이젠 인류 삶 풍요롭게 만들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28조

건강·의료·식품 분야 넘어

뷰티업계 새 성장동력 부상





영국 BBC는 최근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암환자의 대장 속에 있는 세균의 종류와 다양성에 따라 암 덩어리를 줄이는 등 면역 항암치료의 효과가 달리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실제 파리 소재 구스타프 루시 암센터에서 249명의 폐암과 콩팥암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암환자의 대장에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라는 균종이 있는 경우 항암제 치료 효과가 컸다는 것이다. 영국 킹스턴대 미생물학과의 마크 필더 교수는 “장내 세균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우리 몸의 일부”라며 “면역력 제고에는 이 장내 세균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류 역사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 세균이 현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동반자로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인류는 수백만년 전부터 늘 대장 속에 100조개나 되는 세균을 지닌 채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다.



과거 인류 역사에서 질병을 일으킨 세균은 전쟁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었다. 막강한 살상 효과를 내는 세균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다른 민족과 집단을 희생시키며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딘 후 목숨을 잃은 원주민 중 전쟁터에서 사망한 사람보다 유럽에서 건너온 천연두·홍역·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으로 사망한 사람 수가 더 많았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이후 100~200년간 유럽에서 들어온 정체불명의 질병으로 아메리카 원주민 전체 인구가 95%나 감소했다.

과거 박멸의 대상으로 인식됐던 균이 현대사회에서는 공생관계가 됐다. 균에도 좋은 균과 나쁜 균이 존재하며 이들 간 균형을 통해 인류가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루는가 하면 노화를 늦추거나 더 건강한 삶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제시카 스나이더 색스는 ‘좋은 균 나쁜 균’이라는 저서에서 “질병의 원인이 되는 감염이 두려워 세균을 박멸하면 오히려 면역계가 오작동해 건강한 세포까지 공격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 식품 업체는 유익균을 숙성시킨 스테이크를 연구 중이며 블루치즈 햄버거와 파스타 등 균을 활용해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 외식 업체들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세균이 인류의 목숨을 앗아갈 암 치료제로 등극하고 있다. 2016년 전 세계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 시장규모만도 약 28조원에 달할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균은 건강·의료·식품 분야를 넘어 미용 시장에도 위력을 행사하고 있다. 식중독균에서 탄생한 보톡스는 20세기 중반에 발견된 균 가운데 인류에게 내려진 최고의 축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발효 화장품 가운데 SK Ⅱ와 아모레퍼시픽의 ‘일리윤’, LG생활건강의 ‘숨37’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제 균을 활용한 제품이 식품과 뷰티 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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