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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자동사격통제·보조동력 장착¨더 세진 '개량 자주포' 떴다

<52>K-9A1 자주포 첫 부대 배치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자동사격통제·보조동력 장착¨더 세진 '개량 자주포' 떴다
K-9자주포의 개량형인 K-9A1 초도생산차량이 지난 22일 경기도 포천 소재 모 포병여단 연병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격통제장치 등 크게 4개 부분을 개량한 K-9A1 배치로 우리 군의 억지력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군은 늦어도 오는 2030년까지 K-9 전량을 개조할 계획이다.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자동사격통제·보조동력 장착¨더 세진 '개량 자주포' 떴다

지난 22일 경기도 포천, 육군의 모 포병여단. 신품 자주포 6대가 영내로 들어왔다. 국산 K-9 자주포의 개량형인 K-9A1이 우리 군에 처음 배치된 순간이다. 육군은 이르면 오는 2020년대 중반, 늦어도 2030년까지 보유한 K-9 자주포 전량을 A1 사양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개조 완료 시점이 유동적인 것은 첨단기술이 적용된 A2 사양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자주포의 꾸준한 개량과 천무 등 신무기체제 전력화로 육군의 포병 전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수년간 구형 자주포를 대거 퇴역시켜 세계 2~3권으로 평가되던 한국 육군의 자주포 전력은 운용 수량 기준으로도 세계 1위로 올랐다.

성능 대폭 올리고 운용유지비는 감소

2030년까지 K-9 전량 A1사양 개조

최첨단 기술 ‘K-9 A2’ 연구도 착수

◇개량 K-9 자주포 시대 활짝
=육군에 새로 배치된 K-9 자주포의 정식 명칭은 K-9A1. 첫 번째 개량형이라는 의미다. 지금도 K-9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자주포로 알려져 있는데 왜 개조할까. 미군의 예를 보면 이해가 쉽다. 미 육군의 주력 자주포인 M-109는 1960년대 초반 개발돼 오늘날까지 45년간 일선을 지키면서 모두 7차례의 대규모 개량을 거쳤다. 우리 군이 사용하는 K-55 자주포는 이 자주포의 두 번째 개량형인 M-109A2의 면허생산품이다. K-9도 내년이면 시제품이 나온 지 20년이 된다. 미군이었다면 2~3차례 개량형이 나왔을 법한 세월 동안 한국 육군과 해병대는 원형 그대로를 썼다.

당국은 당초 개량형 자주포(K-9A1) 양산을 K-9의 생산이 모두 끝나는 2019년 하반기부터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바꿨다. 올해 양산부터 A1 사양을 적용한 것. 공장에서 출고된 지 일정한 시일(12~15년)이 흐르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창정비’ 주기에 실시될 개량 작업과 신규 생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최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에서 요구한 K-9 자주포 중고 수출이 늘어나면 중고 재생이 아니라 신품으로 생산될 K-9A1도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 중고를 원하면 한국군이 쓰던 것을 고쳐서 수출하고 군에는 신품으로 보상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개량 네 가지 포인트=겉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지만 개량 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 자동사격통제장치, 위치확인장치와 조종수 야간잠망경 등의 성능을 개선하고 보조동력장치(APU)를 새로 달았다. 자동사격통제장치는 디지털 지도와 기술교범을 내장하고 탄약 현황 관리기능이 추가됐다. 위치확인장치에는 인공위성위치정보(GPS)를 추가 장착해 정확도를 높이고 주야간 신속한 진지 변환도 가능하도록 고쳤다. 조종수 편의를 위해 후방카메라도 장착했다. 새로 설치한 보조동력장치는 주 동력장치의 운용시간을 대폭 줄여주고 엔진 창정비 주기 연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운용유지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전력강화·생산유지·수출 3박자에

끊임없이 진화…세계 곳곳서 관심



◇‘슈퍼 K-9, A2 사양’도 연구 시작=추가 개량에 대한 개념연구도 시작됐다. 자동화와 부분적 무인화, 사거리 연장 및 사격 속도 증대, 운용병력 감소 등 ‘로봇화한 곡사포(robotic howitzer)’가 목표다. 구체적 기술개발에 들어간 분야도 있다. 둔감화 단위장약 기술과 포신 마모수명 증대 개발사업은 이미 진행 중으로 2~3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둔감화 단위장약이란 포탄을 날리는 추진력을 내는 새로운 장약으로 온도나 충격 등에 영향을 덜 받아 같은 포탄이라도 더 멀리 쏠 수 있다. 포신 마모수명 증대는 포신 내부 강선을 재설계하고 크롬 도금을 해 사격 시 포신 마모를 낮추는 기술이다. 완전자동장전과 부분적 무인화 연구도 2021년까지 진행된다. 5명인 운용병력을 3명, 비상시에는 2명으로 줄이고 외부 원격제어를 통한 기동과 사격 성능도 갖출 예정이다. 모든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K-9 자주포의 분당 지속 발사 속도는 기존의 6발에서 10발 이상으로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생산라인 유지 위해서도 개량 필요=군이 개량에 적극 나서는 것은 3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첫째는 전력 강화. 둘째는 생산라인 유지다. 자주포뿐 아니라 전차·장갑차 등 주요 장비에 대한 군의 기본 수요가 끝나 국가의 지원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방산업체의 생산시설이 놀고 전문인력이 흩어질 위기를 개조 작업으로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세 번째로 600여대가 해외에 팔리고 400여대의 추가 수출을 추진하는 마당에 끊임없이 개량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성이 켜졌다. 이미 K-9 자주포를 구매한 국가들도 첨단개량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韓 최다 자주포 운용국

전 유럽 수량보다 많아

◇한국, 최다 자주포 운용국으로 부상
=한국이 구경 155㎜(구 동구권은 152㎜) 이상 대구경 자주포를 가장 많이 운용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발간하는 ‘밀리터리 밸런스’와 제인연감 등에 따르면 한국 육군과 해병대에서 운용하는 자주포는 2,000여문 이상으로 1,850여문을 보유한 미국을 제쳤다. 미국은 대부분을 창고에 보관하고 400여대를 약간 웃도는 수량만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도 최근 몇 년간 노후 자주포를 약 1,000문 가까이 퇴역시켰고 중국의 자주포 세력 급증세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당분간 한국이 1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독일(101문), 프랑스(27문·차륜형 케사르 자주포 77문 제외), 영국(89문) 등을 포함해 전 유럽이 보유한 양보다 많은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다. 터키와 그리스·이스라엘 등 긴장이 높은 나라들도 보유수량이 400~500문 정도다. 북한은 4,000여대의 자주포(자행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부분 중소구경(76~122㎜)이다. 대구경 자주포도 포탑으로 보호되지 않는 개방형이어서 실제 자주포 전력은 서방권이나 옛 공산권의 주요 국가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 강력해진 포병 화력=K-9A1 자주포를 처음 수령한 부대는 모두 17개 대대를 거느려 19개 대대가 편재된 모 포병여단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화력이 뛰어난 포병여단으로 손꼽힌다. 자주포 개량 외에도 2년 전부터 KH-179 견인포 대대가 빠지고 천무 다연장 로켓 대대로 대체되면서 타격력이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항공 전력의 절대적인 우위 아래 원하는 대로 근접항공지원(CAS)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서 포병 전력은 가장 신뢰성 높고 효율적인 억제수단”이라며 “개량사업 등을 통한 질적 향상에 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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