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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안경제조업체 콥틱 박형진 대표 "와비파커 '혁신 DNA' 접목…안경시장 새 비전 제시"

"3D프린팅 통해 소량 맞춤형 생산

연구개발 매달려 '브리즘' 선봬

독자적 맞춤형 스캐닝기술 확보

국내 이어 美 등 해외진출 포부"

박형진 콥틱 대표가 광화문에 자리한 ‘브리즘’ 팝업스토어에서 3D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안경테를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미국 온라인 안경 유통업체 ‘와비파커’(Warbyparker)가 선정됐다. 당시 매출 1억 달러 수준의 와비파커를 애플(2위)이나 알리바바(3위)보다 높게 평가한 것이다. 와비파커는 온라인 유통 혁명을 통해 단돈 95달러에 안경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면서 미국 안경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고, 지금은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올라 있다. 와비파커의 혁신 DNA를 기술과 패션에 접목해 안경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고 선언한 스타트업이 있다.

박형진(44·사진) 콥틱 대표는 26일 서울경제신문과 광화문 ‘브리즘’ 팝업스토어에서 만나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바탕으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감각적이면서 세련된 안경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술과 패션의 접목이 궁극적으로는 아이웨어 생태계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3D 프린팅 안경제조업체 콥틱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형 안경 유통 체인을 운영했던 경험에서 나왔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박 대표는 생활용품제조업체 P&G와 공연기획사인 제미로, 디즈니랜드코리아 등에서 일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일본 여행 중에 우연히 들른 안경 유통 체인점 ‘조프(ZOFF)’는 박 대표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그는 “중2때부터 안경을 쓰면서 안경원이라는 곳이 가장 익숙한 공간이었다”면서 “다른 공산품은 다양한 경로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유독 안경이라는 품목만 수십 년 전 방식으로 거래되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여행 중에 만난 일본 유통 체인점 일본의 ‘조프(zoff)’는 다양한 디자인의 안경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새로운 콘셉트의 안경 유통 사업에 나서기로 하고, 퇴직금과 동업자의 투자금 등을 모아 평촌 범계역에 1호점을 냈다. 첫 매장은 신통치 않았지만 신촌점과 명동점은 빈티지풍의 인테리어와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우면서 파죽지세로 확장돼 15개점까지 늘었다. 하지만 비슷한 콘셉트의 매장이 잇따라 나오면서 매출이 타격을 입었고 결국 경영권을 넘기고 나왔다.

‘이제 안경은 쳐다 보지 않겠다’며 ‘루프탑(Rooftop)’을 운영하면서 다른 사업에 몸 담았지만, 운명은 그를 다시 안경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지인이 친한 후배가 3D프린팅으로 안경을 만들려 한다며 말려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말도 안 된다며 말리려고 했지만 오히려 제가 그에게 설득 당하고 함께 사업을 하기로 했죠.”

공동 창업자인 성우석 대표와의 인연이었다. 2016년 당시만 해도 3D 프린팅 안경의 기술력은 70% 수준이었다. 이를 90% 이상 끌어올려야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1년 넘게 연구개발에만 매진했다. 연마나 염색 등 마무리 공정에 대한 자문은 또 다른 투자자인 휴맥스옵틱의 도움을 받았고,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김남희 오리지널웨이브 대표가 ‘브리즘’ 브랜딩과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내놓은 3D 프린팅 패션 안경테 ‘브리즘’은 ‘산들바람(breeze)’과 ‘광학장치(prism)’의 조합이다.



지난 7월 광화문 디타워에 본격 선보인 브리즘은 3D 프린팅 기술을 통한 소량 맞춤형 생산에다 정확한 스캐닝 측정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기술의 산물’이다. 브리즘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저마다 다른 두상의 모양과 크기, 코 높이, 눈에서 귀까지 길이 등을 세밀하게 측정해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한다. 원하는 디자인과 스타일, 컬러를 고르면 약 3주 만에 나만의 안경이 제작된다. 가격도 19만 8,000원으로 심리적 저지선인 2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박 대표는 브리즘을 국내에서 안착시킨 후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한국의 안경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는 테스트베드인 만큼 여기서 안착한 후 가장 큰 시장인 미국으로 진출하겠다”며 “와비파커가 혁신적인 유통 방식으로 시장을 석권했지만 3D 프린팅 기술을 바탕으로 맞춤형 안경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은 우리 회사만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의 매력은 규제가 적다는 것도 있다. 국내는 도수가 있는 안경을 온라인에서 팔지 못하는 규제에 가로 막혀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의료기사법(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12조5항은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를 온라인으로 팔지 못하도록 한다. 시력검사를 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한다는 취지지만 이러한 규제 때문에 안경 산업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은 의사의 시력검사 처방전을 팩스로 보내주면 온라인으로 안경을 배송받을 수 있다.

박 대표는 “스캐닝 기술의 정확성이 관건인 만큼 내년까지 정확도를 99.9%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도수 안경과 선글라스의 카테고리를 확장할 예정”이라며 “강북 역세권은 물론 강남 권역에 쇼룸을 열어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내년엔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해 고객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앱에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안경이라는 전통적인 제조산업이 갖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아이웨어를 즐겁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의류, 가방, 신발 등 기존 패션의 아이템 못지 않게 아이웨어도 적극적인 자기 표현의 수단이 될 수 있는 만큼 기술과 패션의 접목을 통해 아이웨어 생태계를 혁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내년에 매출 30억원을 달성하고 2020년에는 해외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다는 전략이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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