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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헬리오시티처럼...확실한 '공급확대 신호' 줘야"

■서경 부동산펠로·전문가들이 본 집값 대책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들어설 아파트단지 ‘노원꿈에그린’ 모델하우스 입장을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지난 22일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평균 97.9대1의 경쟁률로 올해 서울 아파트 최고 기록을 세운 노원꿈에그린의 사례는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과열 분위기를 나타내는 모습으로 평가된다. /사진제공=한화건설






“다주택자에 대해 차별 과세(양도소득세 중과)를 하지 않는다면 매물 공급과 함께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 상승세가 수그러들 것입니다.” (고재영 씨티21공인 대표)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를 통해 수요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수도권 신규 택지개발이 필요합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6일 서경 부동산 펠로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이 최근 서울 대부분 지역뿐 아니라 경기 분당·과천·광명 등 인접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는 집값 상승 현상에 대해 공통적으로 제시한 해법은 ‘공급 확대’다. 시중 자금의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오히려 각종 억제책으로 주택 공급이 향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면서 서울 중심의 집값 상승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정부 차원에서 유동성을 급격히 줄이기 힘든 상황에서 공급 확대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게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책이다. 예컨대 헬리오시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단지는 올해 입주를 앞둔 9,510가구의 미니신도시급 단지로 송파 일대 집값 안정에 확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 수요억제 정책 한계 직면

매물 잠김 현상부터 풀어야

임대 등록 유도에 소형 매물 말라

보유기간 따라 양도세 부과 필요

또 기존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 현상부터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2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및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규제하고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마르며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급격히 깨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서경 부동산 펠로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많은 다주택자들이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을 선택하면서, 특히 전용면적 84㎡ 이하 매물을 찾기 어려워졌다”면서 “결국 공급이 줄면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게 돼 있는데 정부가 그 간단한 것을 정말 모르는지, 알면서도 해결을 못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임대주택사업자들이 등록 기간인 8년 내에도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주택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단계적으로 부과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물의 희소성을 더욱 높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시연 래미안114공인 대표는 직전 최고 거래가격이 34억원이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전용 107㎡(32평) 매물이 최근 37억원에 거래된 사례를 소개하면서 “정부 규제가 결국 ‘로또 아파트’를 만든 것”이라며 “불경기에도 명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듯 정부가 아무리 세금 등 규제를 강화해도 부자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지적했다.



공급 확대를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서울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쿼터제를 도입해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 일정 물량만큼을 우선적으로 허가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 쿼터제를 통해 도시의 슬럼화를 방지하고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다”며 “수요 분산을 위해서는 서울에서 서울 밖으로 이주하거나 무주택 실수요자가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재개발 쿼터제 도입하고

주택정책 장기적 관점서 추진을



펠로들은 정부가 단기 성과에 집착하다 보니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정책은 당장 효과를 내기 힘들기 때문에 바로 효과가 있어 보이는 수요 억제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때려잡기’식으로 수요를 억제하면 일시적인 효과는 낼 수 있어도 결국 길게 보면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주택시장의 힘을 이길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이 계속된다는 신뢰를 주택 수요자들에게 꾸준히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주택은 5년 이상 길게 내다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 5년 정도 후에는 공급이 확실히 늘어난다는 확신을 주면 된다”면서 “주택 정책은 5년·10년 이후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하는데 정부마다 임기 내에 성과를 내려다 보니 부작용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가 쉽게 공급 확대 정책을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주요 당국자들은 그동안 서울 주택 공급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현 상황에서 정부가 공급 확대 계획을 밝히면 해당 지역 집값의 단기적 폭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굳이 집값을 잡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처럼 장기적·안정적 주택 공급과 서민 주거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훈·이재명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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