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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연준 긴축에 숨어 있는 통화정책 효과

박상우 유안타증권 청담지점장

박상우 유안타증권 청담지점장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은 조심스럽고 신중하며 견고하다. 지난 2014년 테이퍼링, 2015년 금리 인상 개시, 2017년 말 자산 축소로 이어지는 순차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면서 표면상 긴축정책으로 방향을 잡아왔지만 그 모습은 비눗방울이 터질까 봐, 땅에 떨어질까 봐 부드럽게 입으로 후후 불어보는 아이들 같다. 심지어 실질적인 통화정책은 아주 마일드한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수많은 시장 형태를 결정할 돌발 변수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달러 강세, 금융시장 위기, 이머징 추락을 논의하기 부담스러울뿐더러 오히려 달러의 완만한 약세, 이머징 시장의 안정화, 국내 증시의 상승 등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하게 한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진행하면서 변환된 것 중에는 최근까지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연방 기금금리 조절 시스템도 있다. 양적완화와 함께 초과 지급준비금의 유례없는 증가를 동반하게 되면서 공개시장운영을 통한 연준 실효금리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2008년부터 초과 지급준비금에 금리(IOER)를 부여하는 정책을 통해 효과적으로 연준의 목표금리를 실현한 것이다. 제롬 파월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잭슨홀 미팅,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인터뷰 등에서 이 체제를 지지할 뜻을 밝혔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진행하는 동안 금융기관은 의무적인 지급준비금을 훨씬 넘어서는 초과 지급준비금을 연준에 예치했다. 4조5,000억달러까지 연준 자산이 늘어나는 동안 2009년 위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초과 지급준비금은 최대 2조8,000억달러까지 쌓였다. 양적완화가 모두 시중에 유통됐다면 연준의 부채는 당연히 화폐 발행으로 고스란히 구성됐겠지만 일종의 투자·대출 유보로 초과지준이 쌓였고 이는 유례없는 통화 확장 정책에도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은 주요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본원통화가 300% 넘게 증가했음에도 광의통화 증가율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기도 했다. 통화 확장기에 초과지준이 실질적인 통화 팽창, 버블 형성을 자제했다면, 금리 인상에 이어 2017년 말부터 연준 자산에 뚜렷한 감소가 나타나는 표면상 긴축기간인 현재는 초과지준 감소가 연준 자산 감소를 압도하며 실질적인 통화 확장을 유도하고 있다. 초과지준 감소는 그 돈이 실제로 금융시장에 대출·투자를 통해 풀려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준은 자산이 2,800억달러 감소하는 동안 초과 지급준비금은 2조8,000억달러에서 1조8,000억달러까지 축소됐고 6월 FOMC에서 목표금리를 0.25% 인상했지만 IOER은 0.2%만 올려 초과지준 감소에 더욱 불을 붙였다. 초과지준이 갖는 성격, 즉 실질적인 대출·투자 등 시장 통화량이 직접적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으며 환시장 및 주식시장 등에 의미 있는 연관성을 실제로 보여준다. 상당한 선행성을 갖고 말이다. 초과지준 감소는 이후 1년여의 시차를 두고 달러의 약세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시적 반등이 있었던 초과지준 축적은 봄부터 재차 반락하고 있으며 1조8,000억달러로 최저 수준을 최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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