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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돈 어떻게] 아파트시장에 2년새 300조 뭉칫돈 ... 가수요까지 대거 몰려

돈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 <상>

LH 공급 아파트 상가 모두 낙찰…총금액 41억 고공행진

부동자금 부동산 시장 유입 빨라 실수요자 피해 커질 듯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시중의 부동자금이 아파트 시장에 대거 유입된 것입니다. 특히 서울 강남의 집값 상승은 갈 곳을 찾지 못한 뭉칫돈이 흘러 들어오면서 가능했습니다. 고가 아파트 거래가 올해 들어 더욱 늘어난 것이 한 사례입니다.”(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시중 부동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은 각종 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서울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총액은 170조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뭉칫돈 유입은 지속되고 있다. 올 1~8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총액은 97조2,000억원가량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아파트 매매거래 총액은 130조~140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부동자금의 유입이 늘면서 아파트 시장에서만 2년 새 약 300조원의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

◇올해 들어 아파트에 월평균 12조원 자금 유입=국토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올 1~8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총액은 9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매달 12조원의 시중 자금이 아파트 시장에 흘러 들어간 셈이다.

이들 자금의 대다수는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 기간 아파트거래 총액을 보면 서울은 32조5,000억원, 경기도는 30조원이다. 서울 등 수도권 거래 총액은 62조5,000억원에 이른다. 뭉칫돈의 64%가량이 서울과 경기도에 몰린 셈이다. 이 같은 차이는 매매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8월 서울 아파트값은 5.57% 상승했다. 지난해는 2.99%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도 지난해 1.75%에서 올 1~8월 2.05%로 증가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신규 분양 시장까지 고려하면 유입된 자금의 규모는 더 크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인기 단지의 경우 분양가 규제까지 겹쳐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올 상반기 전국에서 분양된 194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83개(42.8%)에 이른다.

◇리모델링 뜨면서 단독주택도 뭉칫돈 표적=아파트뿐만이 아니다. 골목상권이 인기를 끌면서 낡은 단독주택을 상가 등으로 바꾸는 사례가 늘어 단독주택 시장에도 자금 유입이 늘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앱인 밸류맵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서울 단독주택은 5,763건이 거래됐다. 매매거래 총액은 5조3,879억원으로 거래 건수로 환산하면 서울 단독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약 9억3,492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독주택에 유입된 자금(거래총액)이 11조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토지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파트가 워낙 비싼데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장기 투자로 토지를 눈여겨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 자료를 보면 올 1~8월 전국 토지거래 총액은 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인기 상품인 단지 내 상가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단지 내 상가의 낙찰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LH와 상가정보연구소 등에 따르면 8월 들어 LH가 공급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3개 점포(낙찰가 총액 41억6,613만원)가 모두 낙찰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점포의 평균 낙찰가율은 142.7%에 달했고 점포당 낙찰가액은 3억2,000만원을 넘었다.

◇부동자금 유입도 양극화 … 커지는 부작용=부동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은 가수요를 더욱 키우게 된다. 결과적으로 피해를 입는 계층은 실수요자가 된다. 더 큰 문제는 뭉칫돈 유입이 양극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부동산으로 몰리는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흘러가기보다 ‘돈 되는’ 똘똘한 주택·상품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아파트값이 3.3㎡당 1억원이 넘어도 물건만 있으면 사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는데 서울 강남은 수십 대 일,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부동자금의 유입은 시장을 왜곡되게 만든다”며 “최근에는 부동자금이 특정 상품에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신규 분양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지방의 단지 내 상가는 이에 상관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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