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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ING생명 인수 확정]조용병 '신의 한수'...잠자던 신한금융 야성 깨우나

생보 '빅5' 진입...지각변동 예고

KB금융과 이익 1위 경쟁 가속

10년만에 M&A로 리더십 부각

5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열린 ‘오렌지라이프생명 주식매매계약(SPA) 서명식’에서 조용병(왼쪽) 신한금융 회장이 윤종하 라이프투자유한회사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신한금융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함에 따라 생명보험 업계가 빅5 체제로 재편됐다. 신한금융은 2,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판으로 오렌지라이프를 단계적으로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오는 2020년께 두 회사를 합병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라이프투자유한회사(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7,400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총 인수금액은 2조2,989억원이다. 신한금융은 매수자 실사, 추가 협상 등을 거쳐 내년 1월2일자로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본지 3월9일자 1·10면 참조

현재 자산 규모 8위인 신한생명(30조7,350억원)이 6위 오렌지라이프(31조5,375억원)와 합치면 자산 62조2,725억원으로 NH농협생명(64조4,000억원)을 바짝 추격하며 5위에 올라선다. 더불어 다음 순위인 미래에셋생명(34조7,000억원)과는 크게 벌어진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각각 4.5%, 3.5% 내외이며 장기적으로 양사 간 합병이 이뤄질 경우 시장 지위는 8% 수준으로 상승해 한화생명(12%), 교보생명(10%)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그룹 차원에서는 은행 부문 이익기여도가 60% 이하로 낮아져 전체적인 이익 분산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건은 언제쯤 오렌지라이프 지분 100%를 취득해 완전자회사로 전환할지와 기존 신한생명과의 시너지 창출 및 합병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각각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생명은 보장성보험이 중심이고 오렌지라이프는 변액보험에서 강점이 있어 상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시너지가 기대된다.



다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지점이 각각 167개와 105개여서 효율성 측면에서 중복지역 점포 통폐합이 불가피한데다 오렌지라이프 노조의 고용보장 요구도 풀어야 한다. 특히 조직문화와 영업점 운영체계는 결이 달라 실제 물리적인 합병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ING생명은 설계사 중심의 영업을 하면서 설계사 대부분이 남성이다. 영업망이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에 집중됐다. 반면 신한생명은 설계사뿐 아니라 텔레마케팅(TM)·방카슈랑스 등 영업 채널이 분산돼 있다. 영업조직은 경기 지역을 비롯해 전국으로 뻗어 있는 구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중레버리지 비율 등을 감안할 때 바로 100% 자회사로 가는 게 맞는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두 모델의 차이가 큰데다 무리수를 둬서 괜찮은 회사의 장점을 희석시킬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과거 조흥은행과 신한카드 역시 지주사 내에서 각각 2~3년 동안 독립법인 형태로 유지됐다.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를 바라보는 금융권은 조용병 회장의 ‘신의 한 수’로 신한금융의 잠자던 야성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6년까지 8년간 수성해오던 리딩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내주면서 위기감이 팽배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크고 작은 인수합병(M&A)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데만 전념하면서 M&A를 위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둔감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러나 조 회장의 승부수가 ING생명 인수로 귀결되면서 1위 자리를 되찾자는 야성을 되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버페이’ 논란도 없지 않았지만 조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스텝 바이 스텝 방식으로 인수가격을 낮추는 데도 성공하면서 전략가다운 면모도 부각됐다. 이미 자산은 KB금융을 앞지르게 됐다. 신한금융의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453조3,000억원, KB금융은 463조3,000억원이나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을 더하면 484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KB금융과 리딩금융 이익 1위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한편 신한금융은 이날 이사회에서 지분 인수의 후속 단계 대비를 위해 2,000억원의 자사주 매입도 의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KB증권(구 현대증권) 사례처럼 자사주 매입 뒤 주식맞교환을 통해 잔여지분을 취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1~2년 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지분을 100%로 만들어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2020년께 두 회사를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21년 새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에 따라 신한생명의 경우 1조원 이상의 자본확충이 필요한데 양사의 합병을 통해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는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이 6월 말 현재 437.9%로 업계 선두권이며 신한생명의 RBC비율은 199.6%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앞으로도 내실 있는 오가닉(Organic) 성장과 국내외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의 지속적인 추진을 병행해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정원·박진용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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