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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멀어져가는 모빌리티 혁신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공유 스쿠터 등 글로벌 성장 불구

한국은 새로운 업체 출현 감감

택시업계 반발에 첫발도 못떼





지난 8월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통당국은 공유 전동스쿠터 파일럿 프로그램 참여 업체를 발표했다. 접수받은 12개사 중 선정된 곳은 스쿠트와 스킵이다. 오는 10월15일 공식허가가 발급되면 두 업체는 6개월 동안 각각 625대, 7개월 이후에는 2,500대까지 공유 전동스쿠터를 운영할 수 있다.

3월부터 6월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유 전동스쿠터 서비스를 운영했음에도 선정업체에서 제외된 버드와 라임이 반발했지만 교통당국은 선정 결과를 번복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스타트업 버드는 현재까지 4억1,500만달러를 투자받고 기업가치는 2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단 기간에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해 스쿠터 업계의 우버라고도 불린다. 버드보다 두 달 늦게 출범한 라임도 4억6,700만달러를 투자받아 기업가치가 11억달러로 언급되는 유니콘 기업이다.

이들의 서비스에 열광한 사용자들도 있지만 탑승자의 교통법규를 무시한 운행은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아무 데나 버려진 전동스쿠터가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켰다. 반면 제안서에 담긴 스쿠트와 스킵의 주요 내용은 버드와 라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과 아이디어다. 버드와 라임은 샌프란시스코 교통당국과 사전 협의 없이 서비스를 시작해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듯하다.

승차공유 업계를 대표하는 우버와 리프트도 파일럿 프로그램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우버는 4월 도크리스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 업체인 점프바이크, 리프트는 7월 미국에서 운영되는 공유자전거의 80%를 관리하는 모티베이트를 인수해 관련 시장 진입을 준비해놓았다. 16일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시작되는 전기자전거와 전동스쿠터 파일럿 프로그램 참여기업으로도 선발된 상태다.



승차공유 업체가 공유 전동스쿠터 시장에 뛰어든 것은 높은 사업성과 어렵게 만들어 놓은 승차공유 시장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우버는 2월 한 달 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 전기자전거 업체 점프바이크 250대를 투입해 파일럿 서비스를 실시했다. 전체 2만8,000여회가 사용됐고 대당 일일 평균 4회 정도 공유돼 10~14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전기자전거 대당 원가가 1,000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100일 운영에 원가를 뽑을 수 있는 매력적인 서비스다. 물론 전기자전거 서비스 등장 후 우버의 자동차 서비스가 10% 감소하기도 했다. 우버가 점프바이크를 인수하고 라임 투자라운드에도 참여한 이유다.

최근 전기자전거와 전동스쿠터가 새로운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단으로 등장했다. 기존 자전거보다 속도가 빠르고 땀을 흘릴 필요도 없어 30분을 넘지 않는 출퇴근과 이동을 위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도시 입장에서도 전기자전거와 전동스쿠터는 주민들의 안전과 주차 문제만 해결되면 환경개선·시민건강 등을 위한 가장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환영받고 있다.

해외 언론에 2018년의 위대한 스쿠터 전쟁(The great scooter war of 2018)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버드와 라임이 샌프란시스코 교통당국의 허가 없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발생한 문제로 운행이 중지됐다.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 참여업체가 선정되기까지 6개월 동안의 과정을 의미한다. 스타트업 기업의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 출시를 위해 정부의 규제, 주민의 안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4일부터 1박 2일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최로 택시업계와 승차공유 스타트업 간 갈등 해소를 위한 규제·제도혁신·해커톤이 개최됐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계속되는 불참으로 더 이상의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 새로운 모빌리티 업체의 출현은 고사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모빌리티 전문업체, 승차공유 업체는 멀티모달 운송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동안 정체돼 있는 우리나라 모빌리티 산업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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