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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지배구조 대해부 ④롯데그룹]미완의 지주회사체제…신동빈 회장 거취가 최대 변수

지난해 10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004990)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롯데쇼핑(023530)롯데제과(280360), 롯데푸드(002270), 롯데칠성(005300) 등 유통·식품 계열사만 포함한 엄밀히 말하면 ‘반쪽’에 불과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었다. 한국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호텔롯데와 그 영향 아래 있는 롯데케미칼(011170), 롯데물산, 롯데건설 등은 여전히 지주회사 울타리 밖에 있다. 물론 그동안 비판받은 순환출자고리가 한 때 75만개에서 현재는 ‘제로’로 모두 해소된 성과가 있지만, 지주회사 체제의 완성까지는 갈길이 멀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그룹 본사 있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연합뉴스




◇롯데지주의 국내 계열사 지배력 확대 필요=롯데지주가 지주회사로 군림하고 있지만, 지주사 테두리에 속한 계열사에 대한 지분이 크지 않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한동안 롯데지주는 국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롯데지주는 롯데쇼핑(38.5%)을 제외하고 4대 핵심 계열사인 롯데푸드,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의 지분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롯데지주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배력도 크지 않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의 지분 10.5%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2.8%),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2.0%) 등 오너 일가 지분을 포함한다더라도 15% 정도다. 호텔롯데(8.7%), 롯데알미늄(4.6%), 일본롯데 계열(4.3%) 등 지주회사 체제 밖의 관계사 지분보다도 적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한편으로는 신 회장의 롯데지주에 대한 지배력을 높임과 동시에 롯데지주 역시 자회사 지배력을 확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9.9%)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분의 어떻게 활용할지가 향후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도 /사진제공=유안타증권


◇호텔롯데 상장·금융 계열사 처리 골머리=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은 올해도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로 인한 중국 사업의 부진 등으로 실기한 것이 뼈아프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가 지분의 97.2%를 보유하고 있는 핵심계열사다. 롯데물산 주식의 31.1%를 비롯해 롯데알미늄(25%), 롯데케미칼(12.7%) 등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할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지주의 주식도 8.7%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공식적인 지주회사는 롯데지주지만 지배구조 상으로는 호텔롯데가 최상위에 있는 기업이다.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롯데의 영향력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호텔롯데의 상장이며 이는 한국 롯데의 안정화로 이어진다. 재계에서는 당분간 호텔롯데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실적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중국 관광객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체제가 출범하면서 롯데그룹의 또 하나의 고민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000400) 등 금융계열사를 정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지주회사가 출범한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떻게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외부 매각이 될 수도 있고 지주사 체제 밖의 계열사, 이를테면 호텔롯데 등에 지분을 넘길 수도 있다. 지주회사 출범 당시에는 중간금융지주사 허용에 일말의 기대를 걸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이 가능성은 선택지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결국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이나 분할·합병 등을 통해 정리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문제는 금융계열사를 정리하게 되면 주력 사업인 유통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에 비상장사가 많은 만큼 앞으로는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롯데정보통신(286940)의 상장이 신호탄으로 보여진다. 시장에서는 대홍기획, 롯데지 알에스, 코리아세븐 등이 다음 차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 실형 여부따라 요동=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신 회장의 거취다. ‘최순실 게이트’로 1심에서 실형(징역 2년6개월)이 선고돼 수감 중인 신 회장은 내달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2심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1심에서 실형을 받은 뒤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곧바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등기이사 해임을 요구했다. 일본은 기업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에 한국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신 전 부회장의 공격은 예상했던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서는 기업인이 검찰의 수사만 받아도 해임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재판부에서 범죄 혐의를 인정할 경우 대부분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일본롯데 경영진은 일단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에서까지 실형이 확정될 경우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는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최악의 상황으로 신 전 부회장의 공격으로 신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올 경우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는 신 전 부회장이 ‘50%+1주’를 보유한 광윤사(28.1%)가 1대 주주이며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이 주주로 등재돼 있다. 신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임원들은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높지만 종업원지주회의 선택은 단언할 수 없다.

신 회장의 영향력이 사라지면 일본 롯데가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에 간섭할 여지도 생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한국 롯데가 는 롯데지주에 속한 계열사와 호텔롯데가 지배하는 계열사로 양분될 수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 롯데 임원들이 신 회장의 측근으로 구성된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 흘러가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며 “하지만 신 회장의 거취 문제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 가장 큰 변수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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