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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아카데미] 친환경 제품, 라이프사이클 접근이 필요한 이유

친환경 개념의 진화
기존엔 제품 생산과정 오염물질 배출 중심 규제
최근엔 에너지 효율성·재활용 가능여부가 기준
친환경 전략 모색하는 기업들
프리우스, 폐차후 부품 재제조·재활용 확대
필립스, 신제품 개발때 친환경 정보 수치화
원료에 유해물질 포함여부·생산·사용후 폐기까지 고려해야

  • 2018-09-11 17:26:25
  • 사외칼럼
[M아카데미] 친환경 제품, 라이프사이클 접근이 필요한 이유

진윤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의 전기차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은 향후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으며 8명은 환경 보호를 위해 전기차의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친환경 전기차를 수송 부문의 미세먼지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보고 오는 2030년까지 300만대 보급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과연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정말 더 친환경적일까. 언뜻 생각하면 답은 간단해 보인다. 전기차는 매연을 뿜지 않으니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친환경적일 것 같다. 하지만 비교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전기차는 주행 시 매연이 나오지 않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CO2·미세먼지와 같은 배출가스가 발생한다.

전기차의 친환경성을 제대로 얘기하려면 전기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전 과정을 포괄해야 한다. 더 나아가 차량의 제조와 사용, 폐기까지의 전 단계를 모두 고려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차’에 대해 논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라이프사이클(Life Cycle)’ 접근의 기본 개념이다. 최근 “진정한 친환경 제품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라이프사이클’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라이프사이클 접근은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이미 상당 부분 도입·적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배출을 중심으로 규제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 원료에 유해물질이 없는지, 제품 사용 단계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사용 후에 재활용이 가능한지 등이 중요한 관리기준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요구는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넘쳐나는 친환경 마케팅 속에서 단순히 이미지로 어필하는 친환경 제품은 더 이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지고 있다. 스마트해진 소비자들은 ‘진정한 친환경 제품’의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마크’ ‘탄소발자국’과 같이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인증제도가 대표적이다.

[M아카데미] 친환경 제품, 라이프사이클 접근이 필요한 이유

이에 따라 ‘라이프사이클’ 관점에서 기존의 친환경 제품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프리우스(Prius)를 만든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체 생산차량의 절반을 친환경 자동차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2017년 12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는 단순히 주행 단계의 연비뿐 아니라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CO2 제로화를 추진하며 특히 폐차 후 자동차 부품의 재제조(remanufacture)와 재활용(recycle) 확대를 목표로 한다. 이는 자동차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 소재와 부품의 사용, 재활용을 위한 해체의 용이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함을 의미한다.

매출의 58% 이상이 친환경 제품인 필립스의 경우(2016년 기준) 오래전부터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친환경성을 강조해온 선도기업이다. 신제품 개발 시 친환경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자체 라이프사이클 체계로 평가하고 이를 제품 혁신의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다. 제품에 대한 라이프사이클 환경정보는 추상적 설명이 아닌 명확한 수치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라이프사이클 관점에서 친환경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유해물질이나 독성이 없는 친환경 원료를 구입하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적게 쓰고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며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폐기 후에도 재활용이 잘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이러한 요구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기업의 공통점은 ‘친환경’을 단순히 마케팅 차별화를 위한 요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원료 조달, 생산활동, 제품 사용과 폐기까지 사업활동 전반에서 핵심적인 원칙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라이프사이클 접근이 요구하는 가장 큰 변화는 제품 생산 관점이 아닌 전체 사회 관점의 ‘친환경 가치’를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 공급망과 소비자를 포함한 사회적 환경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용 후 폐기되고 재활용되는 과정을 포함해 제품의 순환성까지 생각해야 한다.

친환경이라는 개념 자체가 진화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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