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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대 '순혈주의 상징' 제복 벗는다

개혁추진委, 제복 4학년만 착용

합숙 1년으로 줄여 1~3학년 자율

정원 축소 등 개혁안 확정 수순

"지원자 줄면 수사역량 타격" 우려도





경찰대 재학생들이 제복을 벗는다. 지금까지는 전교생이 제복을 입고 수업을 들었으나 이르면 내년부터 4학년만 착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대 출신이라는 특권의식과 순혈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져온 제복을 벗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다. 이 밖에 정원 축소 및 편입학 허용, 학비 전액 지원 및 군복무 대체 혜택 등도 폐지되는 등 경찰대 개혁방안이 확정 수순에 들어갔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대 개혁추진위원회는 경찰대생들의 제복 착용을 4학년에 한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경찰 간부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1981년에 개교한 경찰대는 매년 100명씩을 선발하고 있으나 고위직을 독점해 조직 내 특정 계층을 형성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국 총경(서장급)의 절반 이상이 경찰대 출신이고 한 계급 위인 경무관 이상은 70%에 육박할 정도다. 특히 경찰대생들이 정식 임용되기 전부터 제복을 입고 생활한다는 점은 경찰대의 권위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경찰대생은 입학식 때부터 시작해 평소 생활에서도 기동복·예복·정복 등 각종 제복을 갖춰 입고 교육을 받는다. 경찰대 홈페이지에 “경찰대생은 제복을 착용함으로써 ‘제복인’으로서의 절제와 품위를 체득하고 미래의 경찰 간부로서 가져야 할 자긍심과 명예를 일깨운다”고 나와 있을 정도다. 추진위는 일반 시민과의 괴리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제복을 임용 전 1년만 착용하도록 제안할 예정이다.



합숙생활도 선택사항으로 바뀐다. 경찰대 학생은 3군(軍) 사관생도처럼 의무적으로 4년간 합숙을 하며 외출과 외박 등에서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 추진위는 합숙 또한 4학년에 한해 필수사항으로 변경하고 1~3학년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올 3월 경찰청이 공개한 개혁안인 △병역특례 폐지 △학비 전액 지원 혜택 및 품위유지비 폐지 △2020학년도 입학 정원 절반 감축(100명→50명) △남녀 통합 선발 등 기존 개혁안의 골자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된다. 이 같은 개혁안이 확정되면 경찰대생이 누리던 혜택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이번 개혁안은 경찰 개혁에 전향적 입장을 표시해온 청와대와 민갑룡 경찰청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민 청장은 내정자 신분이던 6월15일 “평소 ‘경찰은 제복 입은 시민’이라는 생각으로 경찰 생활을 했다”며 “경찰과 시민의 생각에 차이가 없는 공동체 속에서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경찰의 신성한 소명”이라고 말했다. 경찰대가 배출하는 간부는 단순히 제복을 입었을 뿐 일반 시민과 눈높이가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찰대 개혁방안에 대한 현장의 의견은 엇갈린다. 경찰 간부의 인적 구성이 다양해지고 일반 순경으로 입직한 경찰의 승진 기회가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우수 인력의 유입이 줄어 결국 경찰 수사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는 역기능도 있지만 ‘엘리트 경찰’을 조직에 공급하는 순기능도 크다”며 “각종 혜택이 줄어 경찰대 지원자가 줄어들면 높은 역량이 필요한 수사 분야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지현·최성욱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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