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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세상에 이런일이' 임성훈·박소현, 모친상·부상에도 지킨 자리…빛난 20년 개근상

/사진=SBS




때로는 깜짝 놀랄만한 사연으로, 때로는 이웃들의 안타까운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해왔던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역사적인 1000회를 맞았다. 20대였던 박소현이 불혹을 넘기도록 변함없이 한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MC, 제작진, 시청자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인 데 있었다. 프로그램이 가진 진심이 변하지 않는 한, 이들이 만들어 낼 역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임성훈, 박소현, 이윤아 아나운서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998년 5월 6일 가정의 달 특집으로 시범 방송된 ‘세상에 이런 일이’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일이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한 프로그램으로, 20년 4개월 만에 1000회를 맞아 한국 방송사에 또 하나의 역사를 남겼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SBS 박정우 사장은 “많은 분들이 모르시지만 제가 프로그램 이름을 지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지었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 사장은 “이 프로그램 바탕에 깔린 정신은 휴머니즘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1000회까지 지속된 힘이 됐다. 앞으로도 그 정신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MC를 맡은 임성훈과 박소현은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꿋꿋히 자리를 지켜왔다. 이는 한국방송 역사상 최초의 기록으로, 이날 현장에서 두 사람은 ‘최장수 공동 진행자’로 기네스북 증서를 전달받기도 했다.

임성훈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6개월만 가도 잘 된 거라고 생각했는데, 100회, 500회를 지나 1000회를 맞았다”라며 “100회까지 2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또 한 번 일을 내자는 의미로 1111회까지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소현 역시 “매주 학교가는 마음으로 왔던 프로그램이다. 꽃다운 나이에 시작한 저를 철들게 한 프로그램인 만큼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다”라며 “우등상도 중요하지만 개근상을 받은 것 같다. 그동안 고생한 제작진과 끊임없이 제보해주시고 같은 마음으로 봐주신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1000회를 맞은 소감을 말하는 데도 눈물을 글썽일 만큼, MC들이 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책임감은 남달랐다. 임성훈은 모친상 중에도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했고, 박소현 역시 갈비뼈 부상 중에도 압박 붕대를 감고 녹화에 참여했다.

임성훈은 “녹화 전날 캐나다에 사시는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제작진에게 양해를 구하고 캐나다로 비행기 표까지 예약했는데,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용납을 안 할 것 같았다”라며 “지금까지 녹화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지만, 녹화를 마치고 캐나다를 가면서 역시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소현은 “갈비뼈 두 개가 골절되는 사고가 있었다. 현실적으로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안 나오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정신력으로 버텼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자 책임감이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때 너무 아팠지만 그런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박소현은 “남자친구 만날 시간에 임성훈 선생님과 20년 동안 믿기 힘든 인연을 쌓아왔다. 결혼만큼 더 소중한 인연이다”라며 “나의 젊은 날이 기네스북 종이 한 장에 담긴 것 같다. 두 사람 모두 건강 관리 열심히 해서 오래오래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윤아 아나운서는 “나를 배려해주시는 PD님과, 내가 쓴 것 같은 멘트를 써 주시는 메인작가님이 있어서 프로그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박소현씨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임성훈 선생님은 상을 당하고도 나오시지 않았나. 나 역시 죽지 않는 한 나와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방송 이후 영화로도 개봉된 ‘맨발의 기봉이’ 편을 비롯해 ‘선풍기 아주머니’, ‘섬유종 여인’ 등 4,600건에 달하는 수많은 이야기를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해왔다.

/사진=SBS


방송을 앞둔 1000회에서는 ‘세상에 이런 일이’였기에 가능했던 위대한 기록들을 정리하는 것은 물론, 세월만큼 달라진 추억 속의 출연자들을 다시 만나본다. 이와 함께 1000회를 축하하는 깜짝 출연자까지 등장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세 사람은 프로그램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진정성 있게 프로그램에 임하는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공감을 꼽았다.

박소현은 “신입 프로듀서가 CP가 되는 세월을 겪어왔다”면서 “방송에 내보내지 않아도 제작진들은 사연 당사자가 잘 지내고 있는지를 찾아가 확인한다. 그런 따뜻함과 진정성이 이 프로그램을 이 자리까지 끌고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든 일이 있어도 화면 속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에너지를 얻은 덕분에 지치지 않고 올 수 있었다”라며 “사연 주인공을 통해 행복을 얻었다. 나이를 떠나 마음이 통하는 포인트는 하나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임성훈 역시 “우리는 20년동안 여러분의 사연을 전달했을 뿐이다. 우리가 가진 공감의 힘도 있었겠지만 20년동안 10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제작진들에게 있었다”고 강조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와 자극적인 소재가 난무하는 방송 환경이지만 앞으로도 프로그램이 가진 본질을 잃지 않고 달려 나가겠다는 각오다.

이에 대해 임성훈은 “요즘같이 치열한 방송 환경에서도 시청률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 역시 ‘세상에 이런 일이’할 만한 일이다”라며 “방송 다양성 측면에서도 이런 색깔의 프로그램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에 깔려있는 인간적인 이야기는 지켜가면서 흐름에 맞게 표현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상에 이런 일이’ 1000회 특집 방송은 오는 13일 목요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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