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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짓누르는 '블랙스완' 공포

상하이지수 31개월 만에 '최저'

경제성장률 둔화 겹쳐 위기감 고조

中, 석달새 3차례 금융안정회의

트럼프 추가 관세폭탄 현실화 땐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첩첩산중'





미중 무역전쟁의 암운이 한층 짙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중국 증시 급락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가와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올해 가장 큰 불안요인 중 하나로 금융 리스크가 꼽히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린 최근의 증시 하락세가 중국 경제와 정치·사회의 본격적인 위기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조되는 금융시장에 드리운 ‘블랙스완(검은 백조처럼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는 위험)’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중국이 이례적으로 금융안정발전위원회(FSDC)를 연달아 개최하며 시장 진정시키기에 나섰지만 신흥시장 위기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불안심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11일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전일 대비 4.68포인트(0.18%) 하락한 2,664.80에 마감해 올해 최고점이었던 3,587.03(1월19일) 대비 25% 하락했다. 지난 2016년 1월 말 이후 약 31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홍콩 항셍지수도 전일 대비 190.87포인트(0.72%) 내린 2만6,422.55로 마감해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전거래소의 선전성분지수는 이날 소폭 올랐지만 1월 연중 고점에 비하면 30% 이상 폭락한 상태다.

2015년 여름 대폭락 이후 반등세를 보였던 중국 증시는 올 초까지 꾸준히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투하 개시와 함께 급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는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미국과 무역전쟁 정면 대결을 택한 시진핑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중국 주요 지수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자 최근에는 중국 증시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켄 첸 홍콩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기초 여건이 악화된 상황이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 증시에 대한 하락 압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2015~2016년 증시 급락세의 최저점인 2,638.80(2016년 1월29일)의 저항선을 뚫고 추락한 뒤에야 반등 여부를 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베이징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대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외에 추가로 2,670억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이 터질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중국 경제가 블랙스완의 공포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8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반년 만에 최고 수준인 전년 동기 대비 2.3%에 달하자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마저 일고 있다.



2015년 증시 폭락으로 경제 리스크 대처 능력에 위기감을 느꼈던 중국 지도부는 최근 석 달여 동안 세 차례나 금융안정회의를 열면서 증시 등 금융 불안 확산 요인 차단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전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7일 회의를 열어 경제·금융 상황과 외부 환경의 변화를 충분히 고려해 사전에 통화정책을 미세조정해나갈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SCMP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최근 100일 동안 세 차례나 회의를 열었다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지도부가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또 이와 별도로 대미 무역전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미 월가 은행가들을 급하게 베이징으로 초청한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는 16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미국 금융원탁회의’에 중국 측은 왕치산 부주석을 비롯해 이강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하고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을 비롯해 씨티그룹·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의 수장과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부 장관 등이 초청을 받았다.

한편 중국은 이날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을 이행하지 않는 미국을 상대로 WTO에 제재를 요청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자제품·금속 등 상품의 반덤핑 관세 분쟁에서 미국에 승소했지만 미국이 이행기간이 종료되도록 WTO 판정에 따르지 않자 중국은 분쟁해결기구(DSB)에 양허정지 요청을 했다. 분쟁 당사국이 15개월 이내 WTO 판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DSB 판정에 따라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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