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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추억의 노를 저으며...가을에 젖다

■'호반의 도시' 춘천

자작나무 물숲길·물오리둥지길 따라

시원하게 물살 가르며 카누 체험 만끽

투명한 유리 바닥 '소양강 스카이워크'

천일홍 자태 뽐내는 '화목원'도 가볼만

강원 춘천은 마치 새끼를 안은 어미 캥거루처럼 너른 품으로 호수를 감싸고 있다. 도시 한복판에 자리 잡은 의암호는 지난 1967년 조성됐다. 당시 의암댐이 준공되면서 춘천에서 만나던 북한강과 소양강의 물길이 막혀 커다란 인공 호수를 만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간격을 두고 춘천댐·소양강댐이 연이어 건설되면서 춘천은 ‘호반(湖畔)의 도시’라는 별칭을 얻었다. 춘천이라는 이름에서 왠지 모를 낭만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이렇게 수면 위에서 햇빛이 반짝이는 호수 덕분인지도 모른다. 늦여름의 심술궂은 더위와 초가을의 선선한 기운이 고무줄처럼 팽팽한 요즘, 아련한 9월의 추억을 선사할 춘천으로 떠났다.

의암호 물레길을 찾은 방문객들이 시원하게 노를 저으며 수상 레저를 즐기고 있다.




호수를 품은 도시답게 춘천으로 가면 시원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추천할 만한 곳은 ‘의암호 물레길’에 있는 카누 체험장이다. 문자 그대로 직접 통나무로 만든 카누를 타고 물살을 가를 수 있는 이 체험장의 코스는 △자작나무 물숲길 △물오리둥지길 △무인도 둘레길로 나뉜다. 자작나무 물숲길과 물오리둥지길은 약 50분, 무인도 둘레길은 약 1시간이 소요된다. 패들 조정 방법에 대해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구명조끼를 입고 일행 1명과 함께 앞뒤로 나란히 앉았다. 코스는 자작나무 물숲길을 선택하고 천천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막상 물에 뜨자 방금 전에 배운 조정법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정해진 코스를 한참 벗어나 뱃머리가 엉뚱한 곳으로 향하기도 하고 팽이처럼 같은 자리를 뱅글뱅글 맴돌기도 했다. 답답했는지 저 멀리 나루터에서 일행을 지켜보던 안전 요원들이 입가에 손을 모으고 큰 소리로 방법을 알려줬다. 그들의 조언을 듣고 안정을 되찾은 뒤 차분히 노를 움직이자 그제야 카누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직진할 때는 한 사람은 왼쪽, 다른 사람은 오른쪽으로 패들링을 했고 좌회전할 때는 두 사람이 같이 오른쪽으로 노를 저었다. 편안하게 물살을 가르니 허둥지둥 당황할 때는 보이지 않던 푸른 나무와 하늘거리는 물풀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얼굴에 내리쬐는 햇살은 제법 뜨거웠지만 물 위에서 노를 저으니 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카누 체험 가격은 2인 기준 자작나무 물숲길과 물오리둥지길은 2만원, 무인도 둘레길은 3만원이다. 체험은 매일 오전8시부터 오후6시까지 가능하며 배는 매 정시에 출발한다.

춘천의 대표 명소인 ‘소양강 스카이워크’를 찾은 여행객들이 강물을 내려다보며 교량 위를 걷고 있다


배를 타고 물 위를 노닐었으니 이제 느긋하게 하늘길을 걸으며 강물을 굽어볼 차례다. 춘천 근화동에 있는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주말마다 7,000~8,000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명소다. 60억원을 넘게 들여 2016년 7월 개장한 스카이워크는 투명한 유리 바닥에 발을 디딜 때마다 강을 내려다보는 스릴감이 대단하다. 투명 유리로 된 구간의 길이만 156m로 국내 최장의 스카이워크 시설을 자랑한다. 스카이워크 끄트머리로 가면 ‘쏘가리상’이 바로 보이는 원형광장과 만난다. 춘천의 이 랜드마크는 특이하게도 성인 기준 2,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데 티켓을 구매하면 지역 전통시장과 주변 상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춘천사랑상품권’ 2,000원권으로 되돌려준다. 멀리 시장까지 갈 것 없이 스카이워크 바로 앞에 있는 상점에서 이 상품권으로 아이스크림·핫도그·과자 등을 사 먹을 수 있다. 사실은 공짜로 스카이워크를 거닐고 내 돈 주고 간식을 먹는 것인데도 뭔가 큰 이득을 본 것처럼 만족감이 쏠쏠하다.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3~10월은 오후9시까지, 11~2월은 오후6시까지 운영되며 개장 시간은 오전10시로 동일하다.

강원도립화목원의 연못가에 피어난 아름다운 천일홍.




춘천 사농동에 있는 ‘강원도립화목원’도 빼놓으면 섭섭한 관광지다. 12만476㎡의 부지에 조성된 이 수목원은 1,816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 시대 건축 양식으로 지은 ‘화목정’은 이곳의 뷰 포인트 중 하나이며 정자 바로 앞 연못을 가득 메운 연꽃과 그 가장자리에 피어 있는 천일홍이 특히 아름답다. 선조들의 산촌 생활 풍습과 임업 발전사를 일목요연하게 전시한 산림박물관도 화목원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화목원 관람 시간은 하절기(3~10월)는 오전10시부터 오후6시, 동절기(11~2월)는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 /글·사진(춘천)=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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