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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10년…여전한 금융위기 공포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전인 지난 2008년 9월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리먼브러더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긴급회의를 벌이고 있다. 현장에 있던 직원은 리먼 주가가 곤두박질치던 당시 내부 동요가 커지자 책임자가 조직원들을 모아놓고 회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업무에 매진하라고 주문했다고 회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08년 9월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을 신호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재발 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져 나오고 있다. 최근 터키·아르헨티나·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위기가 커지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무역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금융위기 10년 주기설’ 마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경제의 유례없는 호황과 금융 시스템 개선으로 10년 전과 같은 위기 재연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새로운 위기가 도래할 경우 중앙은행의 추가 대응이나 글로벌 공조 가동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지금 세계 경제는 리먼 파산 직전보다 위기에 더 취약해졌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빚을 내 돈을 풀면서 63조달러의 국가 부채를 포함해 전 세계 총부채는 현재 237조달러를 넘어섰다. 리먼 파산 당시보다 무려 70조달러 늘어난 규모다. 특히 글로벌 부채 규모는 지난 10년간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급증해 터키·아르헨티나 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행보 속에 최근 외환위기를 맞는 원인이 됐다. 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금융위기를 촉발한 선진국의 과도한 부채가 이제는 신흥국 부채 급증으로 전환됐다”며 “이것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2008년만큼이나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가 커지면서 조만간 금융위기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 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JP모건이 경제확장의 기간과, 규제 완화 수준, 금융혁신 등을 토대로 만든 경제 모델로 분석한 결과 다음 금융위기가 오는 2020년에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JP 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주가가 20% 떨어지고 미국 회사채 수익률이 1.15%포인트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35% 내려앉고 귀금속이 아닌 금속의 가격도 29% 하락할 것으로 진단했다. 신흥국 주가는 48%, 신흥국 통화의 가치는 14.4%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번 분석 결과는 지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보다 강도가 낮은 것으로 나왔다.

JP모건의 분석가인 존 노먼드와 페더리코 매니카디는 “유동성이 구조적으로 줄어든 시장에서 유동성 와일드카드를 쓸 수 있게 된 덕분에 우리는 다가오는 금융위기를 최소한 역사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전선에서 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했던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도 또 다른 금융위기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글로벌 금융위기 10주년을 맞아 가디언과 인터뷰를 한 브라운 전 총리는 “우리는 미래의 위기로 향해 몽유병 환자처럼 나아가고 있다”면서 “단계적으로 위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심각한 인식이 있어야 하지만 지금 전 세계는 리더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국가들이 민족주의화하면서 보호주의와 포퓰리즘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무역과 기후변화, 핵확산 금지와 관련해 국가들이 서로 다투고만 있지 협력의 정신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12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의 본성인 질투와 탐욕 때문에 또 다른 거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금융위기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먼 길을 왔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 “금융 시스템은 더 안전해졌지만, 충분히 안전하지 않고 성장도 반등했지만, 충분히 성장이 공유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기는 아주 긴 그림자를 드리웠고 이는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는 여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위기가 세계의 다른 개발도상국들로 확산 될 수 있고,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추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그동안 신흥국 위기는 재정과 정치에 문제가 있는 터키, 아르헨티나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근 몇 주일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네시아, 브라질에서도 자본 유출이 나타나면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미국 경제를 야구 경기에 비유 하면서 “미국 경제는 7회에 와있고, 앞으로도 (경기 상승 추세가) 2년 정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와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시장의 기대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020년 이내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를 했다.

11일 루비니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현 경기 부양책이 2020년까지 완전히 소멸하고, 재정난이 성장률을 2% 밑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2020년 경기침체 가능성은 2019년 중반부터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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