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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우 SBS 드라마PD "K드라마 '장르물' 들고 해외안방 공략해야"

매체 다양해지고 시장경쟁 치열

대중성보다 타깃형 드라마 필요

특정 국가·자본 쏠림은 경계를

이명우 SBS PD. /사진제공=서울드라마어워즈




“그동안 지상파 드라마는 ‘대중성’을 최고의 가치로 뒀습니다. 시청률 40%가 성공의 기준이었던 만큼 10대부터 60대까지 모두 볼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는 다양한 계층이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뜻이기도 했지만 뒤집어보면 보편적인 이야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제 매체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며 특정 ‘타깃’을 노린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시청률은 전보다 안 나옵니다. 하지만 보다 다양한 작품이 제작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한류의 중심에는 K팝과 함께 K드라마가 있었다. ‘보아’가 일본 오리콘에서 밀리언(100만장 판매) 인증을 받을 때 일본의 안방은 ‘겨울연가’ 속 ‘욘사마’가 점령했다. ‘펀치’ ‘패션왕’ ‘무사 백동수’ 등을 연출하고 ‘자이언트’ ‘대물’ 등을 프로듀싱한 이명우(47) SBS 드라마PD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10%를 버거워할 정도로 저조한 것은 다양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생기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이 과도기를 뚫어야 세계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 한 해 TV 채널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만 130여편이다. 지난 1990년대 말의 40여편에서 급증했다. 늘어난 공급을 감당하려면 수요도 늘어나야 한다. 이 PD는 이 수요를 해외 시장에서 찾았다. 그는 “물론 인터넷·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가 유발하는 수요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시청자의 수요는 고정돼 있다”며 “결국 K드라마가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공급과 수요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PD는 “수출을 위해서는 소위 ‘장르물’이라고 부르는 드라마가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미권이 아닌 국가들의 드라마를 볼 때 언어도 언어지만 그들의 문화나 가치관을 잘 알지 못해 드라마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한국 드라마를 해외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도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장금’이 이란까지 퍼질 수 있었던 것은 사극이지만 인간이 살기 위해 필수적으로 채워야 하는 ‘의식주’ 중 하나를 주제로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보다 다양한 장르물을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드라마는 다른 상품들과 다르다. 튼튼하고 많은 기능을 넣으면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환영받는 스마트폰 등과 달리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같은 작품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이를 뒤쫓는 중국 중 어느 시장에 집중해야 할지 의문을 갖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 PD는 “결국 작품성이 중요하다”며 “특정 시장의 자본에 휩쓸리면 콘텐츠의 질에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년 전 일본 시장이 활황일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드라마 업계는 일본 자본이 물밀 듯이 들어오니 퀄리티를 뒤로 둔 채 일본 맞춤형 제작에 집중했습니다. 5년 전 중국 시장이 뜰 때는 중국 맞춤형 제작에 집중했고 지금은 넷플릭스가 이슈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특정 국가, 특정 자본에 쏠리다 보면 그 판로가 막혔을 때 산업 자체가 휘청거리는 일이 생깁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는 자본이 분명 필요하지만 자본의 논리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분명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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