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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미투] 일하는 엄마가 나라의 미래…경력단절 없는 핀란드를 가다

엄마 10명 중 7명이 '워킹맘'인 핀란드

"출산·양육에 정부·기업이 전방위 지원

엄마가 육아휴직 쓰지 않고도 일 병행"

일하는 여성, 저출산·고령화 해결책으로

아이를 돌보는 아빠/사진=이미지투데이




세계 행복지수 1위(2018 세계 행복보고서), 세계 성평등지수 3위(2017 세계 성평등보고서), 그리고 엄마와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 2위(2015 어머니 보고서).

숲과 호수로 유명한 북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의 화려한 면면입니다.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핀란드 엄마들 10명 중 7명은 직장에 다닙니다.

육아와 직장 일을 병행하는데도 엄마와 아이 모두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 순위에서 항상 선두를 다툽니다.

핀란드 인구는 554만 3,000명으로 한국의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 2,422달러로 한국(3만2,774달러)의 약 1.5배 이상에 달합니다. 이 작은 나라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엄마 아빠가 함께 일하는 나라, 월급도 똑같을까?

핀란드의 가장 큰 성장요인 가운데 하나로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활동이 꼽힙니다. 앞서 말했듯이 핀란드에서는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여성들이 대부분 일을 하고 있죠.

즉 맞벌이 가정의 소득이 외벌이 가정보다 높듯 엄마와 아빠가 함께 일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GDP 또한 높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남녀 임금도 평등할까요?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핀란드의 남녀임금 격차는 18.1%입니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4.3%보다 높은 편이죠. 하지만 핀란드에서 남녀간 임금 격차가 다소 큰 이유는 일하는 직종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핀란드는 IT 강국답게 과학기술·기계·수리공 등 이공계열이 임금을 많이 받는데 대부분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죠. 반면 여성은 사무 행정·홍보· 건강복지 등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는 인문계열에서 근무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같은 직장 내 남녀 차별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죠. 리나 린나인마 (Leena Linnainmaa) 핀란드 상공회의소 부총재는 “OECD 통계는 직종, 직책과 관계 없이 평균을 낸 수치라 높게 나타난 편”이라며 “자체적으로 직위·직책을 고려해 동일한 조건으로 조사한 결과 남녀 임금격차가 3~5%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핀란드vs대한민국 여성의 임금격차 핵심은 ‘경력단절’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남녀간 임금 격차가 37.2%로 OECD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핀란드의 2배에 이릅니다. 단순히 임금 격차가 크다는 차원을 떠나 여성들은 직업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용기와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노동 시장을 살펴보면 여성 참여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시점이 나타납니다. 바로 출산·육아휴직 이후죠.





한국 여성들의 10명 중 4명은 출산 후 경력단절로 인해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합니다. 반면 핀란드 여성, 특히 엄마들의 사회 참여율이 높은 이유는 국가에서 출산과 양육을 적극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타냐 오비넨(Tanja Auvinen) 사회복지부 성평등 파트장은 그 비결로 잘 갖춰진 데이케어(보육시설) 시스템을 꼽았습니다. 핀란드는 엄마들에게 최대 3년의 육아휴직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꽉 채워 쓰는 엄마들은 많지 않은데요. 휴직을 하지 않아도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핀란드의 데이케어센터는 한국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해당합니다. 취학(7세) 전 아동은 누구나 다닐 수 있고 보육도 국가가 지원해주기 때문이죠. 엄마들은 경력단절을 비교적 덜 겪게 되죠. 또 복직 후 여성이 동일한 직종과 직위로 올 수 있도록 법적 울타리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핀란드 아빠들의 10명 중 8명은 육아대디…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쉬면서 일한다

특히 여성 참여율이 높은 요인 중 하나로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꼽습니다. 정부 정책상 엄마 아빠가 육아휴직을 동시에 쓰면 육아 보조금을 한푼도 못 받게 되죠.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은 일을 하게 만들려는 게 정부 의도죠. 이 때문에 아빠는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엄마는 일을 하게 되죠. 라꼬넨 헬리 (Laakkonen Heli) KELA(사회보장국) 커뮤니케이션 스페셜리스트는 “육아와 관련해 출산 휴가와 육아휴직제도가 따로 있다”면서 “아빠들의 경우 아내의 출산휴가 동안 최장 18일 휴가를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출산 휴가 직후에는 부모 중 한 사람이 추가로 6개월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고 이 기간을 부모가 나눠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육아·출산지원 제도도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육아휴직은 1년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길죠. 문제는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겁니다. 법을 만들어놓은 정부 부처에서도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고작 3.8%에 그쳤으니까요.

#.‘일하는 여성이 나라의 미래’ 고령화 현상을 대비할 방책은 ‘여성 사회참여’

핀란드는 가뜩이나 인구가 적은데 10여년 전부터 빠른 고령화 현상까지 겪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핀란드는 여성의 사회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정수입이 감소하고 연금이 고갈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엄마들을 경제활동인구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죠. 린나인마 부총재는 “2011년부터 여성 리더들을 모아 일반 직장인 여성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라며 “초·중·고 교육 정책을 통해서는 여성의 사회 참여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오비넨 파트장은 “남녀임금 격차의 시작은 ‘성 고정관념’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자 아이들이 수학·과학 등 이공계, 남자아이들은 사회·문학 등 인문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성평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직종 선택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격차는 엄연한 현실이지만 적어도 ‘남성은 일을 하고 여성은 육아를 전담해야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는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죠. 남녀간의 임금격차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인 대한민국. 언제쯤 엄마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올까요.
/헬싱키=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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