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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마크롱의 ‘좌파 끌어안기’...빈곤퇴치 이어 의료정책 개편안 발표

내년 의료예산 인상 폭 2.3%→2.5%로

농어촌 의사 ↑·도시 의료보조인력 확대

과도한 경쟁 유발 의대 교육도 개편하기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의료정책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취임 후 최악의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빈곤퇴치에 이어 이번엔 의료정책 개편안을 들고 나와 ‘좌파 끌어안기’에 나섰다. 잇따른 사회정책 구상 발표가 좌파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릴 ‘지지율 반전카드’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의료정책 개편 설명회를 열고 내년 의료예산 인상 폭을 기존 2.3%에서 2.5%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2022년까지 공공 의료 시스템 정비에 34억유로(4조5,000억원 상당)를 투자하기로 했다.

프랑스의 공공 의료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인구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인한 재정압박이 가중되면서 공공의료 체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변화가 없으면 의료시스템이 붕괴하고 말 것”이라면서 “향후 50년을 내다보고 의료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프랑스는 도시지역 의사들이 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의료보조 인력 4,000명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하고, 의사 1명당 환자 수가 많은 농어촌 지역에 400명의 의사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더 원활한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비응급 환자의 경우 1차 진료기관으로 돌려보내는 비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의과대학 교육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현재처럼 의대 1학년에서 2학년에 진입할 때 75%가량을 탈락시키는 구조가 과도한 경쟁을 유발해 전인적인 의사 양성이라는 목표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진입 장벽을 대폭 완화한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매년 2만5,000명 가량의 훌륭한 고교졸업생들이 의대 1학년 과정에서 대거 유급되고 있다”면서 매우 불합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잇따른 사회정책 구상 발표가 전통적인 좌파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오독사가 지난 10일 발표한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29%다. 지난해 대선 득표율(6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3일에 파리인류박물관에서 정책설명회를 열고 향후 4년간 80억유로를 들이는 빈곤 완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잇따른 정책 발표는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시골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몇 가지 조치 중 하나”라고 전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이 잇따라 사임하면서 지지율 하락에 더해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절대적 신임을 보내온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내년에 장관직을 사임하겠다고 18일자 주간 렉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콜롱 장관은 마크롱 정부 출범 직후 내무장관으로 발탁되기 직전까지 무려 16년간 프랑스 제3의 도시인 리옹의 시장을 지냈다.

그는 마크롱 정부의 각료 중 최연장자로, 프랑스의 국내 대테러 정책과 치안 전반을 총괄해왔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와 행정의 경륜이 풍부한 콜롱에게 크게 의존해오던 터라 그의 내년 사임 소식은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마크롱은 각료 중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고 여론의 지지를 받았던 니콜라 윌로 환경장관의 전격 사퇴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입각 전까지 환경운동가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 TV 진행자로 활동해온 윌로는 원자력발전 축소를 둘러싸고 정부 내에서 갈등을 빚다가 전격 사퇴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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