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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레인' 정보유출 논란 확산]재정시스템 부실관리에도...'보안 만점' 받은 재정정보원

평가위원 중 보안 전공자 전무

6월 기관평가 엉터리로 이뤄져

"백스페이스 누르니 들어갑디다"

심재철, 전산오류 가능성 지적

靑·기재부 등 47만건 정보유출

김동연 "심각한 일" 우려 표명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디브레인)으로 청와대를 포함한 주요 기관의 업무추진비 같은 예산정보를 내려받아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6월에 내놓은 기관경영평가에서 한국재정정보원이 보안 분야 만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킹이든 전산 오류든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도 엉터리 평가가 이뤄진 셈이다.

19일 기재부에 따르면 재정혁신국은 지난해 재정정보원 경영실적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 4월 경영평가단을 꾸렸다. 평가단은 5월 현장실사를 거쳐 6월 평가결과를 기재부에 제출했다.

총 100점 만점인 평가에서 문제가 된 디브레인 배점은 25점이었다. 이중 보안은 5점 만점으로 정보원은 5점을 받았다. 보안관제 서비스가동률이 99.998%에 달한다는 이유다. 디브레인 전체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정보원은 5점 만점을 따냈다. 연간 장애발생 건수 0건, 전산장비 실시간 점검 및 일일점검항목 확대(288건→380건) 때문이다. 기관종합평가점수는 100점 만점에 78.631점으로 ‘B’등급이었다.

정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심 의원실은 디브레인을 통해 재정분석시스템(OLAP)에 접속해 업추비 세부 내역을 받아갔다. OLAP은 디브레인 자료를 다양한 관점에서 뽑을 수 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에게는 디브레인에 들어갈 수 있는 아이디가 발급된다. 다만 의원실 ID로는 업추비 총액 정도만 알 수 있는데 이번에 사용장소와 일시, 건명, 금액 등이 노출됐다. 한국당에서 청와대 관계자들이 일부 유흥주점에서 업추비를 썼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여부와는 별도로 정보원 보안과 전산시스템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얘기다. 이런데도 3개월 전에 나온 정부 공식평가는 보안과 시스템 운영에 만점을 줄 정도로 허술했다.



이는 보안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평가위원 중에 보안 전공은 한 사람도 없다. 서울시의 시금고 선정 기준은 보안이 100점 만점에 7점, 금융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때는 10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안보가 걸려있는 정보원의 보안 배점은 극히 낮다. 평가위원도 단장을 포함해 5명 중 3명이 같은 학교 교수다.

이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시스템 오류일 가능성이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당사자인 심재철 의원은 “백스페이스를 누르니 (민감정보에) 들어갑디다”라며 정보원 관계자와의 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녹음파일에는 “국회가 모든 (부처를) 볼 수 있도록 오류가 있어서 다른 분들도 남의 데이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정하려고 한다”며 “어떤 경우에 (접근이) 가능한지 여쭤보려고 한다”고 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길가다 지갑을 주워도 내 돈이 아니면 신고하게 돼 있는데 기밀의 영역에 들어가서 무단으로 자료를 절취한 것이니 심 의원이 기재위원을 사퇴하고 사과하라”면서도 “시스템의 허점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기재부에서 조사하고 문책할 부분 있으면 확실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유출 규모가 나왔다. 여당은 190회에 걸쳐 청와대 10만건을 포함해 40만건 이상의 정보가 새나갔다고 밝혔다. 반면 심재철 의원은 47건에 그 안에 들어있는 데이터량이 47만건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자료유출은 심각한 범법행위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고용·산업위기지역인 군산을 찾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1,400명에게 계정이 부여됐지만 단 한 번도 없던 사례”라며 “접속자가 비인가 영역까지 들어와 많은 양의 정보를 다운받고 그 정보를 반납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영필기자 군산=빈난새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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