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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엑소더스' 조짐에...유화 제스처 보인 中

"미국 고율관세 피하자"

글로벌기업들 탈중국 움직임

美 25% 추가관세 압박까지 겹쳐

리커창 "협상 통해 풀자" 제안

악화일로 무역전쟁 타협점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결정을 내린 데 이어 나머지 2,670억달러어치 제품에도 25%의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인 가운데 중국이 “협상을 통해 분쟁을 풀자”는 유화적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 움직임이 일기 시작하는 등 중국 경제가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한편 파국을 막기 위한 타협점을 모색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19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12회 ‘하계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분쟁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하며 어떠한 일방주의도 가시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해 “위안화의 일방적 평가절하는 단점이 많고 이익은 적으므로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수출을 자극하는 길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극약 처방’을 쓸 수도 있다는 일각의 예상을 반박한 것이다. 외국 기업의 시장접근을 확대하고 공정경쟁 여건을 보장하는 등 여러 친기업정책들을 추진하겠다는 약속도 이어졌다.

이는 앞서 미국과 중국이 각각 2,000억달러와 600억달러어치의 상대국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주고받은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우리 농부나 노동자들을 향한 보복이 이뤄지면 2,670억달러(의 관세)를 실행할 것”이며 “그 세율은 마찬가지로 25%일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나온 중국 최고지도부의 첫 공식 반응이다.

특히 이날 발언은 미중 무역전쟁이 이미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제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중국 정부가 600억달러의 보복관세 발표로 미국에 부득이 반격하는 태세를 보이면서도 미국과 달리 추가 관세의 ‘실탄’이 떨어진 중국이 해결점을 찾기 위해 미국에 공개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앞서 18일(현지시간) “중국은 미국에 보복할 실탄(bullets)이 없다”며 대중 수입이 수출보다 거의 4배나 많다는 점을 들어 무역전쟁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내로 관세부과 대상을 모든 중국 수입품으로 확대하는 3단계 절차를 개시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에서 무역전쟁 격화의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당국에 적잖은 압박이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주중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가 20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4%가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답했으며 7%는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있는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이미 옮겼거나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주중 미상공회의소의 설문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 430여곳 중 3분의1 정도가 무역전쟁으로 생산지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양국이 극적인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미 재무부가 공개한 7월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1조1,710억달러로 전달(1조1,780억달러)에 비해 70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일각에서는 관세 대응이 어려워진 중국이 미 국채 매각 움직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당장 중국이 본격적인 대미 보복 수단으로 채권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확대하는 등 사태가 한층 악화할 경우 중국이 최후의 수단으로 국채 매각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노현섭기자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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