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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비핵화 시나리오는]공 넘겨받은美, 투트랙협상서 핵리스트·사찰 요구할 듯

동창리 발사대 폐기·검증 방식

트럼프 임기내 비핵화로드맵 등

'그랜드바겐' 이견 조율 나설듯

실무협상서 합의점 찾는다면

文대통령, 북미회담 직후 합류

깜짝 3자 종전선언도 배제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9·19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면서 향후 비핵화 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분수령은 9월 말~10월 초 뉴욕과 오스트리아 빈에서 ‘투트랙’으로 열릴 남북미 외교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작게는 동창리 폐기 및 검증 방식,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와 종전선언 여부,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비핵화 로드맵 등 ‘그랜드바겐’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협상이 잘 풀리면 오는 10월 중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이며 종전선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까지 숨 가쁘게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고 대화의 물꼬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빠져 있고 현재 핵 처리 방안에 대한 언급이 없어 추가 협상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단 문 대통령은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한다.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유엔총회를 계기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의 북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려 미국이 우리가 전달한 북한의 생각을 북한으로부터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남북미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7월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미 외교장관회담이 무산됐지만 두 달 만에 뉴욕에서 성사되는 것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의논을 해야 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 수 있다. 미국에서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이 자리에서 일단은 동창리 엔진시험장, 미사일발사대 영구 폐기 검증 방식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북미는 검증주체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평양공동선언에는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고 적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19일 성명에서 주체를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으로 한정했다. 검증 시기도 논의해야 한다.

핵 리스트 신고, 종전선언, 영변 핵시설 폐기 등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일단 미국 내 핵탄두 및 미사일 개수, 핵 및 미사일 개발 시설, 개발자 현황 등 전체적인 핵 리스트를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파악도 없이 종전선언을 한다면 북한이 갖고 있는 핵 수준을 ‘살라미’처럼 잘게 쪼개 계속 미국으로부터 ‘당근’을 받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신고-검증-폐기’ 수순을 고수하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핵 리스트 신고 없이 자신들이 주동적으로 특정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며 구체적인 핵 폐기의 행동으로 직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북미가 공통적으로 2021년 1월을 비핵화 완성 시한으로 이야기함에 따라 비핵화 로드맵과 제재 완화를 어떻게 패키지로 묶고 어느 시점에 주고받을지를 총괄하는 그랜드바겐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 외교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핵 리스트 신고, 영변, 동창리, 종전선언, 제재 완화, 관계 정상화 등이 다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합의점을 찾는다면 10월 중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장소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11월6일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은 워싱턴DC에 김 위원장을 불러들이는 그림을 선호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판문점이나 평양을 우선시한다. 이에 빈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후에는 종전선언으로 이어지는데 6월 싱가포르 회담 때 추진됐지만 무산된 문 대통령의 북미회담 직후 깜짝 참석이 추진돼 남북미 3자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추진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국제정상회의 참석 일정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일(12월17일)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은 것은 11월 말과 12월 초다.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올 때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을 방문해 3자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임기인 2021년 1월까지가 비핵화 로드맵을 논의하고 이행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드맵에 동의하고 이행한다면 단계별 제재 완화가 시작될 수 있다. 앞서 리비아 모델도 비핵화 조치 때마다 미국의 제재 완화 ‘당근’이 단계별로 주어졌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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