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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항공에서 ESS까지…경력 채용 보면 현대차 미래 보인다

아우디가 에어버스와 함께 제작 중인 항공 택시 개념도




다음은 국내 한 대기업의 경력 채용 공고다. 어떤 기업일까.

#비행제어 알고리즘 개발 및 검증. 실속 등 비정상 비행발생시 위기 대처 시나리오 제어 플랫폼 구축. 회전익기 및 고정익기 시뮬레이션 기술 구축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시스템 기술 설계 및 양산. 배터리 시스템 시험 및 양산 지그(Zig) 설계. 설비 배치 및 방열 설계.

#리튬 이온 전도성 멤브레인(Membrane·1차 방벽) 제작 및 이온성 액체, 겔 전해질 등 리튬 부반응 억제용 차세대 전해질 소재 개발

항공기 제조사나 화학회사를 떠올렸다면 모두 정답이 아니다. 현대자동차의 경력채용 공고다.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005380)가 외부인재 충원으로 미래 신사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무인항공기부터 배터리저장장치, 로봇 분야까지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고 있다. 모빌리티(Mobility)로 정의되는 모든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계획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상시경력채용 체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불러 모으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차가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까지 적극 나서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항공 부문이다. 현대차는 R&D 부문 전략기술(미래 모빌리티·로봇) 분야에서 항공 관련 책임연구원을 채용 중이다. 의왕연구소에서 근무하는데 주요업무는 고정익 및 회전익을 고려한 통합 공력 성능 개발, 덕트 팬 등 추진체 개발 등이다. 비행 제어 알고리즘 개발, 비정상 비행 발생 시 위기 대처 시나리오제어 플랫폼 구축 등도 담당한다. 딥러닝 또는 네트워크 정보 중심 자율 비행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인간공학 기반 선택적 비행조종을 위한 인터페이스 플랫폼도 연구한다.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가 항공 부문 인재를 모집하는 이유는 달라질 미래 이동 수단의 모습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비행 택시’ 개념의 이동 수단에 대한 연구에 돌입했다. 독일 아우디가 대표적이다. 독일 정부는 아우디가 에어버스와 공동으로 항공택시 프로토타입을 시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의향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일종의 드론 택시로 2인용 비행 자동차다. 4개의 대형 포트가 달렸고 전기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구동된다. 승객 탑승부가 드론 형태의 날개와 결합 되면 항공 택시가, 자동차 플랫폼과 합체하면 자동차로 변신한다.

미래 친환경차의 심장인 배터리에 대한 연구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R&D 부문 전략기술(미래 에너지·소재) 분야에서 연료전지 시스템 평가 및 운전기술 개발 책임연구원을 모집 중이다. 연료 전지 시스템 공정 설계, 차세대 배터리 음극 설계, ESS용 배터리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 직접 배터리를 제작한다.



현대차는 의왕연구소에 배터리셀 등을 포함한 완제품 파일럿(시험) 라인을 구축 중이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친환경차 배터리를 외부에서 공급 받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셀을 납품받으면 배터리팩·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제작 공정을 거쳐 모듈 형태로 제작했다. 현대차는 외부 의존도를 줄여 친환경차 가격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제작 중인 입는 로봇 모습. 착용시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한편 더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돕는다./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가 로봇 분야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현대차는 로봇 컨셉에서 인식기술 기반 이동로봇 개발을 위한 인재를 찾고 있다. 청소나 배송, 서비스 및 휴모노이드 등 이동로봇을 음성과 공간 인식 기술을 접목해 제작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의 근원 사업인 자동차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도 이어가고 있다. 차량 IT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이나 모터, 액츄에이터 및 센서류 같은 파워트레인 전장 부품 설계 인력도 모집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의 변화는 두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쇳물에서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 ‘현대 속도’로 불리는 빠른 양적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외부 수혈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디자인과 연구 개발 분야에서 전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들의 인재를 불러 모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런 변화의 중심에도 역시 정 부회장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현대차가 단순히 자동차 업체가 아닌 미래 모빌리티의 주역이 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차의 자동차 부문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날이 갈수록 줄고 있다. 올 상반기 차량 부문 매출액(54조8,813억원)은 전체 매출액의 82.5%를 차지했지만 영업익(8,5089억원) 비중은 60.1%에 머물렀다. 반면 금융 부문 매출 비중은 12.3%지만 영업익 비중은 31%에 이른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력을 대표하는 수소 전지차 넥쏘 모습/서울경제DB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현대차가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한발 늦어 경쟁력이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다음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이라며 “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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