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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 오른 서울집값...'환호와 한숨'> "그집 샀으면..." "지금이라도..."

이번 추석에 서울 아파트값 폭등 얘기가 나올 때마다 류모(39)씨는 끊었던 담배 생각이 간절했다. 2014년 당시 부모님을 설득해 8억 원에 판 반포 소재 아파트가 현재는 18억 원이 된 것이다. 은퇴 후 생활비가 끊긴 부모님을 위한 묘수라고 류씨가 꺼낸 안이 ‘패착’이 됐다. 부모님 속은 더 쓰리다. 류씨는 “부모님은 속상한 마음에 친하게 지내던 예전 동네 사람들과 연락도 딱 끊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아무리 올라도 10억 원 넘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내가 한심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추석 밥상을 뜨겁게 달군 주제는 단연 부동산이었다. 집값 급등 전 처분한 가구에서는 후회의 한숨이 흘러나왔고 강남 등 수혜 가구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동시에 본인 소유 방 한 칸 없는 신혼부부나 청년층은 수도권 3기 신도시 공급 계획에 내 집 마련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서울 구로에 사는 김모(31)씨는 “용인에 거주하는 아주버님 아파트가 최근 1년 사이 2억 원이 올랐고 시부모님의 마포구 소재 아파트는 입주 4년 만에 두 배인 13억 원이 됐다”며 “서로 유망한 부동산 을 추천해주는 등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추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여유가 생긴 시부모님이 성동구 일대 아파트를 추천하며 돈을 보태준다고 하셔서 이사를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과 지방 아파트 가격 격차가 갈수록 커지며 서울에 거주하는 자식을 둔 지방 부모들은 속 앓이를 했다. 한국감정원의 지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과 지방 아파트 가격은 최고 9배 가까이 격차가 났다. 울산 남구에 사는 이모(58)씨는 “98년도만 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값과 울산이 큰 차이가 안 났다”며 “울산 아파트를 안 사고 그 집을 샀으면 지금 아들 아파트 장만하느라 이 고생을 안 해도 됐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이어 “추석에 아들이 결혼할 사람이라며 아가씨를 데려왔는데 수도권에 집을 마련해줄 엄두가 안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주택자들은 정부의 9·21 대책을 보고 이번 기회는 꼭 잡겠다고 다짐했다. 경기도 광주의 한 아파트 전세 세입자인 권모(30)씨는 “총 30만 호 물량이 나온다는데 저가에 수도권 아파트를 마련할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며 “지금부터 신혼부부 청약 물량을 얻어보려고 부동산 카페에 가입해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 중”이라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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