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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70>코너링의 신이 되어보자, 파주 트랙에서의 하루

코너링의 신이라니, 저는 못해도 독자분들 일부는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지난 회 예고(두유바이크 69회 클릭)대로 저는 비루한 실력을 좀 키워보고자 당분간 라이딩스쿨을 전전하기로 했었습니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경기도 파주의 트랙 ‘스피드파크’에 위치한 ‘스페셜라이드’입니다. 파주에서도 북쪽 끄트머리기 때문에 서울에서 출발하시는 분들은 일찌감치 길을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체력 소모가 좀 있기 때문에 사륜차가 있으시다면 사륜차로 방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파주 스피드파크. 왼쪽 네 대는 훈련용 바이크인 혼다 CBR125R입니다.




스페셜라이드는 모터사이클 레이싱 선수 출신인 김우정 대표가 직접 가르치는 곳입니다. 주된 교육 내용은 코너링.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코너를 도는 데 초점을 맞춘 교육입니다.

언뜻 막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초보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교육 프로그램처럼 들리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실제로 “기어 변속조차 익숙지 않은 초보가 수 년 이상의 경력자보다 빠르게 잘 배운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입니다. 반대로 ‘공도에서 코너링 좀 한다’ 싶은 경력자들이 그동안 잘못 익힌 자세와 습관을 호되게 지적받기도 합니다. 초보든 경력자든 각자 얻어갈 것이 있다는 이야기죠. 수강생 나이도 경력도 다양하다고 합니다. 10대 학생들도 오고, 지금까지 최연장자는 49년생이셨다는요.

스페셜라이드의 교육은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이론교육과 총 6세션(각 10여분씩)의 주행교육으로 구성됩니다. 이론교육에선 지금까지 알아왔던 것과는 다른 내용을 배우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수강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시선과 니그립(무릎으로 엔진 탱크를 단단히 조이고 타는 것)은 중요치 않다’. 그리고 코너링 도중에는 오로지 앞브레이크만 사용한다는 내용도요. 지금까지 알아오던 원칙을 부정하는 이야기지만 이론 교육 후 실제로 김 대표를 따라 트랙을 달리다 보면 놀랍게도 새로 배운 내용이 옳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더 자세히 듣고 싶으시다구요? 저는 잘 설명할 능력이 없는 관계로 파주로 찾아가시길 권합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김우정 슨상님의 이론교육


라이딩 수트는 스페셜라이드에서 무료로 대여할 수 있습니다. 맨몸(…)이나 반팔 입었다가 땀 나면 수트에 몸을 구겨넣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몸에 붙는 긴팔 상하의를 꼭 입고 가야 합니다. 헬멧, 부츠, 장갑은 각자 준비합니다.

저의 이날 착★장♥. 수트는 처음 입어봤는데 확실히 평소보다 “내동댕이쳐져도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강려크한 느낌이 들더군요.


이미 날이 선선해져서 한낮에도 그다지 덥지 않았는데, 한여름에는 어떻게 교육들 받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해 그 폭염 속에서도 (그렇게까지 더울 줄은 몰랐던) 수강생들이 매우 많아서 매일매일 교육이 있었고, 놀랍게도 아무도 안 쓰러지고 잘 교육 받고 귀가하셨다는 후문입니다.

이제 훈련용으로 개조된 혼다의 CBR125R에 앉아 봅니다. 리터급(1,000㏄ 이상) 바이크 오너라면 좀 장난감 같겠지만 프로 선수들도 125㏄로 훈련합니다. 그만큼 기본기를 잘 쌓으면 배기량은 무관하다는 설명입니다. 사이드스탠드를 볼트로 임시 고정해둔 바이크이기 때문에 트랙을 돌고 들어오면 적당히 담벼락(!)에 기대놓으면 됩니다.

나란히 기대고 있는 바이크들


트랙에선 맨 앞에 달리는 김 대표님이 달리고 수강생들이 뒤를 따릅니다. 트랙에 처음 들어가 봤더라도 슨상님의 궤적을 따라 돌면 됩니다. 그리고 김 대표님은 초인적인 시력과 주행능력으로 뒤따라오는 수강생들의 자세와 기울기·속도, 온갖 실수들을 잡아내며 코치해주십니다. 앞을 보고 달리는 시간보다 뒤를 보고 달리시는 시간이 훨씬 긴 것 같습니다(…).

들어가서 달리다 보면 왠지 시간감각이 사라지는 트랙




처음 한두 세션은 교육용 바이크와 트랙에 적응하느라 방금 배운 이론이 영혼 바깥에서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배운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실제 주행에 하나둘씩 적용해보게 됩니다. 그럼 설명을 들은 대로 바이크가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너무너무 신기하지 말입니다. 앞브레이크로 감속하면서 코너에 진입할 때 앞바퀴가 바닥을 짓누르면서 마찰력이 커지는 그런 느낌인데요. 물론 ‘느낌적인 느낌’일 수도 있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코너링이 점점 안정되는 느낌만은 확실했습니다.

그리고 매 세션이 끝나자마자 김 대표님이 정확한 지적(저는 이 분의 시력이 3.0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과 재교육이 더해지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제 자신에게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습니다. 좀더 공격적으로 기울여보고 싶었는데 부츠 끝이 닿았다 하면 놀라서 바이크를 벌떡 일으켜버렸고, 속도도 더 내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도 갈수록 코너링이 개선되는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잔뜩 긴장한 채로 시작했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6세션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실 트랙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호되게 야단맞는 스스로를 상상하면서 부담감에 시달렸는데 너무 대견하게(?!) 잘 교육받았거든요. 마지막 소감은 “정말 돈 쓰길 잘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라이딩 기술과 안전을 얻었습니다.

6세션을 모두 마친 후, 거만해진 저(아님)


마지막으로 트랙 분위기 한번 맛보시라고 동행인이 찍은 액션캠 영상 올려봅니다. 한번 잡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파주=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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