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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플라잉 카'





1997년 개봉된 뤽 베송 감독의 영화 ‘제5원소’에서 주인공 코벤(브루스 윌리스)는 하늘을 나는 택시를 몰고 고층빌딩 사이를 누비며 경찰들과 숨 가쁜 추격전을 펼친다. 영화는 2259년 뉴욕을 배경으로 삼았는데 수많은 자동차가 하늘을 유유히 날아다니고 거대한 푸드트럭이 오가는 장면이 인상에 남는다. 1989년의 SF영화 ‘백 투 더 퓨처2’도 마찬가지다.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세상에 도착한 주인공 마티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이곳저곳을 오가는 모습에 경탄을 금치 못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 카·flying car)는 인간의 오랜 꿈이었다. 1949년 미국에서는 자동차에 날개와 프로펠러 엔진을 붙인 에어로 카가 개발돼 당국의 허가까지 받았지만 상용화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비행속도가 느린데다 막대한 생산비용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라잉 카 개발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덕택이 컸다. 나사는 2003년 일반인들이 운전면허증만으로 운전할 수 있는 개인항공차량(PAV)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전 세계에 상금까지 내걸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만들었다.



플라잉 카는 드론과 전기자동차(EV) 기술을 응용해 전동으로 복수의 프로펠러를 회전시키고 비행한다.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정체 해소나 재해 대비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우버가 나사와 협력해 선보인 플라잉 카는 전동 수직 이착륙기에 사람을 태우고 건물 옥상 등의 착륙장을 이용하는데 조종사 외에 4명이 탑승하고도 시속 240~320㎞로 주행할 수 있다. 문제는 안전성과 사업성이다. 2015년에는 에어로모빌 제품이 시험비행 중 추락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일반항공기에 버금가는 까다로운 각국의 비행 규제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중국 지리그룹이 인수한 미국 테라퓨지아가 다음달부터 플라잉 카의 첫 모델인 ‘트랜지션’ 예약을 받는다는 소식이다. 전기차와 프로펠러 항공기가 결합한 형태로 양쪽 날개를 접어 주행하다가 비행 모드로 전환하면 40초 만에 날개가 펴진다고 한다. 하늘에서 시속 160㎞까지 비행할 수 있는데 판매가격은 한 대당 27만달러(약 3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지 120여년 만에 비행기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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