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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짙어진 韓 휴대폰]'高價 애플' 글로벌 영업익 62%...기술 상향평준화에 中 이탈 심화

애플, 전용OS로 독자 생태계 구축했는데 한국은 없어

韓, 러·印 등 신흥시장선 中업체와 경쟁...샌드위치 신세

HW 차별화론 한계...자체 생태계로 록인효과 극대화해야





“혁신을 다 담으려면 (아이폰XS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 신제품이 가격 과잉책정 논란에 휩싸이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변명이다. 이번에 나온 아이폰XS맥스는 최고 1,499달러에 달한다. 쿡 CEO는 지난해 아이폰X 때도 고가 논란이 불거지자 “1주일에 커피 몇 잔이면 아이폰X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무마하려 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논리였지만 애플 충성고객들에게는 이런 논리가 통했다. 그 결과 아이폰X은 출시 10개월간 누적판매 6,300만대를 달성했다. 이것이 애플의 시가총액 1조달러 달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고가 논란에도 배짱장사를 하는 애플의 자신감 뒤에는 자사 스마트폰의 고객 이탈을 막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아이폰 전용 운영체제(OS)인 iOS를 비롯해 애플 고객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장터인 앱스토어, 가상의 데이터 저장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등이 아이폰 생태계의 대표주자다. 애플은 이용자들을 이 같은 생태계 안에 묶어두는 ‘록인 효과(lock-in)’를 믿고 자사 스마트폰을 비싸게 팔아도 충성고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성능에서는 애플에 밀리지 않지만 충성고객 확보에 애를 태우는 것은 충성고객을 가둘 생태계가 미흡한 탓이다. 그 결과 초고가 전략으로 수익을 올리는 애플과 중저가폰을 앞세우며 가격 경쟁력으로 추격해오는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처럼 수익을 확대하면서도 중저가폰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과 점유율 경쟁을 벌여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점유율 1위지만 영업이익은 ‘글쎄’=삼성전자(005930)는 올해 상반기 내내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올해 △1·4분기 22.6% △2·4분기 20.4%로 업체들 중 유일하게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정반대의 처지에 놓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영업이익 점유율 62%를 달성한 곳은 삼성전자가 아닌 애플이다. 삼성전자는 약 4분의1 수준인 17%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업이익을 가른 결정적인 요인은 스마트폰 판매가격이다. 2·4분기 애플 아이폰의 평균판매단가(ASP)는 724달러에 달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247달러에 불과하다. 아이폰XS 시리즈 출시로 올해 4·4분기 아이폰 ASP가 750~770달러 이상까지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과 삼성전자의 ASP 격차는 500달러가량 벌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1조8,400억원에서 올해 10조1,890억원으로 떨어진 후 내년에는 8조8,310어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점유율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중국 업체들에 위협을 받고 있다. 과거 20% 수준까지 올랐던 중국 점유율은 2·4분기 0.8%로 떨어졌다. 압도적 1위를 차지하던 다른 신흥지역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인도의 경우 샤오미와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는 화웨이와, 필리핀에서는 비보와 근소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고객 붙잡는 자체 생태계 강화해야=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브랜드 충성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자체 생태계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애플의 경우 자체 OS인 iOS부터 앱스토어·아이클라우드·애플뮤직 등 애플 고객만이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 고객이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넘어가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다. 2·4분기 애플의 소프트웨어(SW)·서비스 부문 매출만 해도 95억4,8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에 달한다. 쿡 CEO는 “오는 2020년까지 서비스 매출을 140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반대로 삼성·LG전자(066570)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차별화로 고객을 붙잡아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시점에서는 눈에 띄는 차별화를 보여주기 어렵다 보니 더 저렴한 중국 스마트폰으로 고객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자체 생태계 조성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컨퍼런스(SDC)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 ‘빅스비’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스마트씽스’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영문판 뉴스룸 홈페이지에서 “삼성전자는 오픈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고 파트너·개발자가 소비자에게 새롭고 지능적이며 상상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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