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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찔러도 피 안나는 주삿바늘...의료진 2차 감염도 차단"

이해신 KAIST 화학과 교수

바위에 단단히 붙은 홍합서 원료얻어

바늘표면 지혈 기능성 재료로 코팅

내년 중 임상실험...내후년 상용화

출혈 전이 막는 연구도 함께 진행

찔러도 피 안 나는 주삿바늘은 혈우병 동물 모델에서도 효과적으로 지혈작용을 보였다. 일반 주삿바늘을 사용하면 혈우병 쥐에서 매우 많은 출혈이 발생해 대략 7분 후사망했다. 그러나 이 주삿바늘을 쓰면 출혈이 없고 수술 후 100% 생존율을 나타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혈우병이나 당뇨병, 아스피린 장기복용 환자는 주사를 맞은 뒤 정상적으로 지혈이 되지 않아 애를 먹는다. 주사를 맞고 몇 분간 솜을 누르고 있어도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것이다. 때로는 간염이나 에이즈·에볼라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린 환자가 주사를 맞은 뒤 의료진이 2차 감염될 우려도 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0월 수상자인 이해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 주삿바늘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한다.

그가 개발한 무출혈 주삿바늘은 표면을 지혈 기능성 재료로 코팅하는 방식이다. 이때 주삿바늘을 코팅하는 재료가 피부와 혈관조직을 뚫고 체내로 주입된 뒤에도 마찰력을 견디도록 표면에 단단히 고정돼 있어야 한다. 또 주사 후 혈관 내벽이나 피부에 붙어 출혈을 막고 인체에 무해해야 한다.

이 교수는 지난 2015년 지혈제를 국내에서 상용화한 데 이어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연구 내용은 지난해 ‘네이처머티어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기술 상용화는 내년 중 사람에 대한 임상실험을 거쳐 이르면 내후년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 중국 회사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신 KAIST 교수와 연구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AIST




이 교수는 무출혈 주삿바늘의 해답을 자연을 모사하는 천연 고분자 소재에서 찾았다. 파도 치는 해안가 바위에도 단단히 붙어 있는 홍합은 발끝의 섬유다발인 족사 구조에 카테콜아민 성분이 존재한다. 이 교수는 갑각류의 단단한 껍질에서 추출되는 키토산 골격에 카테콜을 함유한 키토산-카테콜 신소재를 이용해 주사 과정의 마찰력을 견디고 혈액과 즉각적으로 접착막을 형성하는 무출혈 주삿바늘 코팅용 생체 접착제를 개발했다.

찔러도 피 안 나는 주삿바늘의 제조과정과 표면 특성. 키토산-카테콜을 함유한 패치형 지혈용품 이노실(InnoSEALTM) 제품은 홍합의 접착기능을 모사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홍합모사 생체접착제를 주삿바늘에 마이크론 두께로 코팅하면 건조과정에서 얇은 박막이 형성된다. 이 박막은 혈액과 닿으면 빠르게 하이드로젤 형태의 연성 소재로 바뀌면서 혈장단백질과 결합해 주삿바늘 구멍을 막는 실런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교수는 “홍합의 접착 메커니즘을 모사한 키토산-카테콜은 생리식염수에서도 높은 용해도를 보이고 점막이나 조직에 대한 접착력도 우수해 주삿바늘을 코팅하기에 매우 적합한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암 환자의 생체검사(biopsy) 후 출혈에 의한 전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추가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맥에 주사한 약물을 심장으로 보내는 방법을 발표하는 등 표면화학과 바이오메디컬을 접목한 독창적인 연구영역을 구축했다. 이 교수는 “단백질과 결합해 혈관주사를 놓으면 타기팅이 어려운 심장에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심장 난치병 치료에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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