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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팩터 투자가 대세다

최혜령 크레디트 스위스 수석





196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 교수는 주식시장의 모든 뉴스는 공개 여부와 무관하게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뉴스를 통해 초과 수익률을 낼 수 없다는 효율적 시장 가설을 발표한다. 그는 결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시장 전체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고(베타 팩터), 주가 변동성이 높은 회사에 투자해 변동성으로 초과 수익을 누리는 방법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1990년 초반 파마 교수는 자신이 발표한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라 1965년부터 1990년도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회사의 주가 수익률과 베타가 관계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본인의 연구업적과 반대되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이런 발견을 토대로 1992년 파마 교수는 케네스 프렌치 교수와 공동으로 개별 주식의 주가 흐름에는 변동성 말고도 개별 주식의 시가총액(사이즈 팩터), 주가 대비 장부가액(밸류에이션 팩터)이 영향을 준다는 ‘스리-팩터 모델(3-factor model)’을 발표하게 된다. 그때부터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의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 변수를 찾아 팩터 모델을 만드는 개념이 생겨났다. 2010년 이후 파마가 정립한 팩터 모델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역이 됐다. 지난 10년간 눈부시게 발전한 빅데이터 및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이 그 바탕이다.

팩터 모델 이론이 정립됐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 세계 2만여개가 넘는 주식의 과거 주가 흐름을 분석해 주식시장을 꿰뚫는 팩터를 찾아내고 그것을 실제 투자전략에 반영한다는 것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경우 외국의 팩터 모델을 들여와 이름만 바꿔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팩터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과거 회사 재무데이터·실적데이터·시장데이터가 왜곡 없는 가장 깨끗한 상태로 누적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런 데이터에 의존한 투자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현금 흐름은 사실이고 수익은 의견이다”라는 말처럼 시장에 발표되는 의견에 가까운 재무데이터를 사실에 가까운 변수로 되돌리는 작업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팩터 모델이 바로 설 수 없다.

한국 시장의 데이터가 누적됐다 해도 요즘은 전 세계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 우리나라의 팩터 퍼포먼스와 비교 가능한 해외 주식시장의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면 독자적인 팩터 전략을 구사하기가 어렵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팩터는 장기적으로는 좋은 성과를 보인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인내할 수 있는 기간 동안 팩터 모델이 만족할 성과를 낼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투자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팩터 투자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이 조금 더 기본적인 이해를 하고 투자한다면 감이나 뉴스에 의존하는 주식투자에 비해 좋은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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