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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화면에 '초록색 검색창'만… 네이버, 뉴스편집권 내려 놓는다

[네이버 9년만에 모바일 개편]

드루킹 사건에 여론 왜곡 질타 의식

실검·뉴스 서비스 뒤 화면에 배치

기사 아웃링크 정책 없어 논란 여전

서비스 변화로 사용자 감소 우려도

PC 웹 페이지는 내년 상반기 수술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 지난 2009년 시작한 네이버가 9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한다. 국내외 3,000만 사용자의 시선을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사로잡았던 대문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빼는 것이다.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촉발된 온라인 공간의 여론 왜곡 논란이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의 큰 변화를 이끌어낸 셈이 됐다. 네이버는 구글처럼 검색창을 중심으로 한 간결한 디자인과 개인화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지만 드루킹 댓글 논란이 불거진 뒤 ‘등 떠밀리듯’ 개편을 추진한데다 기사 아웃링크(언론사 웹사이트 연결) 방침이 확정되지 않아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자사의 내년 사업전략을 소개하는 ‘커넥트(CONNECT) 2019’ 행사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모바일 서비스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부터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연내 애플리케이션 정식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버 PC 웹 페이지의 개편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에 공개된 개편안을 보면 우선 네이버가 직접 편집해 모바일 첫 화면에 표출한 7개의 기사와 상위 20개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등은 모바일 기기 화면을 손가락으로 밀었을 때 나오는 다음 페이지(판)에서 나오도록 했다. 기사를 볼 수 있는 ‘뉴스판’은 사용자가 구독하는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대로 표출된다.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을 사실상 내려놓은 셈이다. 지난해 네이버 스포츠 뉴스 담당 편집자가 특정 협회의 부정적인 기사를 눈에 잘 안 띄는 영역으로 배치한 사실이 밝혀져 ‘배치 조작’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기사를 다르게 표출할 수 있도록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반 콘텐츠 추천 시스템인 ‘에어스(AiRS)’도 뉴스판에 적용된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등은 ‘검색차트판’에서 제공한다. 사용자는 여기서 연령·시간대·주제별 인기 검색어를 구체적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개별 페이지의 표출 순서는 네이버 앱 사용자가 직접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스판이나 검색차트판보다 ‘연예판’ 또는 ‘스포츠판’ 등을 앞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금까지 3,0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제한적인 콘텐츠에 시선을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이를 해소하려는 목적에서부터 근본적인 개편 고민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은 초록 검색창(그린윈도)과 초록 버튼(그린닷)만 남게 된다. 글로벌 검색 사이트인 구글처럼 대문 화면에 검색창만 두되 개별 사용자에 따라 새로운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버튼을 따로 배치한 것이 차별점이다. 사용자가 그린닷을 누르면 사용자의 지역, 날씨, 시간, 추천 콘텐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린닷에는 네이버의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와 브라우저 ‘웨일’을 비롯해 AI 비서 ‘클로바’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문제는 드루킹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온라인 조작에 취약한 뉴스 서비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기능 등이 꼽힌 가운데 사실상 네이버가 타의로 개편을 추진하는 것처럼 비친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PC와 모바일 화면에 뉴스를 배치하는 등의 변화를 통해 다음과 야후코리아를 제치고 2004년부터 국내 검색 시장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뉴스에서 댓글을 달고 ‘공감’을 받은 순서대로 이를 표출하는 방식 때문에 온라인 여론을 확인해보려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드루킹 사건 이전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도 첫 화면에서 뉴스 서비스를 쉽게 빼지 못했다. 실제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옆으로 페이지를 넘겨 보도록 하면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이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 화면 개편은 올 2월부터 고려했던 내용”이라면서 “정치적인 문제나 드루킹 사건만 고려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아웃링크 정책을 명확히 해소하지 못한 점도 남은 고민거리 중 하나다. 일단 네이버는 뉴스판에서 개별 언론사가 직접 기사를 편집하고 댓글 작성 및 정렬 방식을 정할 수 있도록 하되 기존 인링크(네이버 내부 기사 표출) 정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도 언론사에서 아웃링크 요청이 오면 개별적으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아웃링크 등 뉴스 제휴 방식을 논의하는 별도의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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