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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가시지 않는 글로벌 금융시장]"부자들, 한발 앞서 자산 조정...주식 저가매수 분위기는 아냐"

PB 긴급 설문

美 몰빵보다 대체상품 등 분산투자로 불안감도 적어

"무역전쟁·금리인상 등 악재 많아 현금비중 높여야"

'금리인상기' 달러상품·원자재 등 선별 투자 바람직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졌지만 고액자산가들은 한발 앞선 자산 조정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이미 올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미국 경기가 고점일 수 있다는 시그널에 따라 일부 상품을 환매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전략을 수정한 결과다. 자산가들의 투자를 책임지는 프라이빗뱅커(PB)들은 “발 빠른 고객들은 이미 위험신호를 감지하고 대응에 나선 상황”이라며 “지금은 미국 주식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당분간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여 공포상황을 벗어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의 급락과 반등상황에 대해 시중은행과 증권사 PB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설문에서 PB들은 “지금은 추가 매수나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방어적인 태세로 맞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KEB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부장은 “원래 급락장세가 출현하면 매수전략을 문의하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 상품을 추가 매수하는 분위기는 아니고 PB들도 추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성훈 대신증권 강남대로센터 PB(차장)는 “지금은 호재에 의해 움직이기보다는 미중 무역전쟁, 달러화 상승, 국내 금리 인상 등이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 악재를 초래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제불안과 오는 11월 중간선거 등이 하반기 미국 자산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진단이다. 박세진 유안타증권 WPC강북센터 차장은 “무역분쟁보다 미국 경제지표가 지난 9월부터 생산투자·재고 측면에서 다운사이드를 노출한 것이 불안을 키운 것 같다”며 “11월 예정된 중간선거 이후 투자 모멘텀이 확실하지 않은 점도 미 증시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국내 투자가들은 사실상 ‘멘붕’ 상태였다. 올해 해외상품 중 단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미국 주식을 앞다퉈 사들였던 것이 독이 돼 돌아올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였던 아마존은 10일 하루에만 6.15% 떨어졌고 11일에도 2.04% 하락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기준 국내 펀드시장에 설정된 744개 해외주식형 펀드의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3.74%로 나타났다. 올해 연간 수익률이 -7.63%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 한 주 사이에 연간 수익률 하락세의 절반 정도가 집중된 것이다.



이 같은 패닉 장세에도 고액자산가들은 상대적으로 침착했다. 미국 증시 부진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한발 빠르게 자산 조정을 했다는 게 PB들의 설명이다. 박 차장은 “자산가들은 해외투자에 어느 정도 시각이 있기 때문에 9월, 하반기와 내년 미국 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이미 자산배분을 어느 정도 해놓은 측면이 있다”며 “관련 문의가 있기는 했지만 환매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특성상 ‘몰빵’보다는 분산투자를 해둔 것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던 이유다. 자산의 60~70%는 지수가 급락해도 손실이 크지 않으며 꾸준한 수익을 내는 대체투자, 공모주, 달러 관련 상품에 넣고 나머지 일부를 미국 주식이나 펀드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 증시 급락에도 섣부른 환매는 많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 미국만 한 투자처가 없다는 인식도 있다. 배상덕 KB증권 강동지점장은 “미국 주식이 최근 빠지기는 했지만 그전에는 수익률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했다”며 “투자 대안이 마땅찮아서 당장 미국 시장에서 돈을 빼기가 애매한 상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가들의 미국 투자가 증시에서 환시로 옮겨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 차장은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올지 몰라도 달러 투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수요는 오히려 더 늘었다”며 “금리가 올라가면 증시는 떨어져도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미국 투자 방법이 증시에서 환시로 옮겨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를 중심으로 하반기 들어 강세를 보이는 원자재 투자도 자산가들의 구미를 당긴다. 박 차장은 “브라질과 러시아 투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문의가 최근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국내 모두 개별업종이나 종목별 유망한 분야로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하기도 했다. 배 지점장은 “최근에는 시장 전반이 안 좋았지만 향후 금리 상승 국면에서 미국 금융주는 차별적으로 수익률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와 관련해서 현성훈 차장은 “그동안 오르지 않아 저평가됐던 지주사,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경운·박경훈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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