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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설 자리 잃는 K뷰티

번화가 차지했던 韓로드숍 매장

글로벌·현지업체에 '샌드위치'

토니모리 등 절반으로 쪼그라들어

더페이스샵은 아예 전면철수도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대형쇼핑몰 지하층에 입점한 K뷰티 브랜드 매장이 휴일임에도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상하이=이수민기자


# “한국에서 인기 좋은 ‘진생로얄라인’ 제품 보고 가세요.” 지난 13일 늦은 오후 중국 상하이의 대형쇼핑몰 중 하나인 ‘더믹스’ 지하 1층에 자리한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은 오가는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했다. 이달 초 국경절 연휴 기간에도 매출이 예년만 못했다며 푸념하는 점원은 기자에게 ‘진생로얄 실크 토너’가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한다며 구매를 권유했다. 국내에서 3만8,000원에 팔리는 이 제품의 현지 가격은 5만3,800원으로 환율을 고려하더라도 1.4배가량 비쌌다.

한때 K뷰티의 ‘엘도라도’로 불렸던 중국 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식고 있다. 손꼽히는 번화가에 단독매장을 내며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던 K뷰티 로드숍들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손실을 내는 브랜드가 속출하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의 고삐를 바짝 죄던 국내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들은 단독매장을 축소하거나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 위기감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네이처리퍼블릭 중국법인인 ‘네이처리퍼블릭 상하이’의 당기순손실은 20억4,400만원, ‘베이징 네이처인터내셔널’의 당기순손실은 17억 3,400만원으로 나타났다. 3년 전인 2015년 베이징 네이처인터내셔널이 19억5,732만원의 순이익을 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2016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2025년 2조원의 총매출을 내고 이 가운데 절반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올리겠다”고 호언장담했던 토니모리도 사정은 비슷하다. 2015년 4월부터 중국 법인을 세워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한 토니모리는 같은 해 12일 기준 ‘토니모리칭다오유한공사’에서 1억8,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16년에는 7억2,900만원, 2017년에는 10억9,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미샤를 전개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중국 사업을 이끄는 베이징 법인이 2015년 34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해가 갈수록 이익폭이 줄며 지난해 12월에는 3억4,800만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K뷰티의 고전은 중국 내 매장 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최대 70여개의 단독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58개에 불과하다. 토니모리 역시 70개 정도 있던 단독매장이 절반 가까운 30여개로 쪼그라들었다. LG생활건강(051900)의 중저가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은 최대 130여개에 달하던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5월 전면 철수시켰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이니스프리’도 성장세가 주춤하다. 2014년 108개였던 매장은 이달 초 489개를 기록하며 꾸준히 늘고 있지만 출점 매장 수는 급격히 줄었다. 2014년 출점 매장이 203개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연간 40여개를 내는 데 그쳤다. “그룹 내 5개 브랜드를 주축으로 2020년 중국 시장에서 전체의 28%에 달하는 3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겠다”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2014년 공언이 무색할 정도로 K뷰티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편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액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단독 매장의 수는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자사 몰과 웨이신숍을 구축해 온라인 채널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징동과 티몰, VIP 등 중국 3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망을 확보, 대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상하이 =이수민기자 허세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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