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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 뒷전...마녀사냥에 물든 맘카페

'지역주민 소통' 초심 사라지고

특정인 비방·신상털기 부쩍 늘어

홍보효과 이유 상인에 협찬 요구

靑게시판에 "폐지" 청원 빗발

"회계공개·실명제 도입할 필요"





같은 지역 주민끼리 정보를 교류하고 이웃과 소통할 목적으로 등장한 ‘맘카페’가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정보 공유라는 초심을 잃고 익명성을 앞세운 마녀사냥식 허위선동과 댓글 조작, 상업성의 온상으로 변질돼 지역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비상업화 맘카페 선언 이후 지난 2016년 수익금 1,800만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해 커뮤니티 롤모델로 떠올랐던 ‘김포맘들의 진짜 나눔(김진나)’ 카페는 현재 허위선동의 진원으로 지목받고 있다. ‘김진나’는 최근 아동학대 의심만으로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포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관련한 게시글이 최초로 올라온 곳이다. 맘카페 상업화 반대로 지역사회 신뢰의 아이콘이었던 ‘김진나’도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의 덫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맘카페 폐지 여론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단적으로 확인된다. 지난 15일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자살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국민청원은 17일 현재 8만명 이상이 동의한 상황이다. ‘맘카페 폐쇄’를 요구하는 청원도 이날까지 200건을 훌쩍 넘어섰다. 이들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맘카페가 소통을 명분으로 특정인을 향한 근거 없는 비방·신상털기·인격모독을 자행하지만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 만큼 폐쇄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 지역의 육아·교육정보를 소통하기 위한 장으로 기능했던 맘카페가 몸집을 불리며 영향력이 커진 데 반해 자정작용은 부족해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맘카페의 폐쇄성으로 제3자가 개입해 부정확한 정보를 정정할 수 없는 현실도 문제로 지목됐다.

특히 맘카페의 상업화는 도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보대행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회원 수 10만명이 넘는 맘카페의 경우 월 홍보비 수입만 5,000만여원에 달한다. 100여명의 지역 상인들이 맘카페에 광고글을 올리는 대가로 월 35만~50만원가량을 카페 운영진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일부 맘카페는 가짜 아이디를 동원해 맘카페 광고 후원업체에 긍정적 댓글을 남기고 반대의 경우에는 비방 댓글까지 다는 일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홍보 효과를 볼모로 맘카페 소수 운영진이 지역 상인에게 협찬을 요구하는 등 ‘갑질’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실토했다.

전문가들은 맘카페의 무조건적인 폐쇄보다는 대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웃 간 교류가 적은 지역 주민에게 맘카페는 중요한 정보 소통 창구이기 때문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맘카페의 정보 교류라는 긍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며 “지역사회 영향력과 회원 수를 고려해 규모가 큰 맘카페의 경우 회계 공개와 실명제를 도입하면 현재 드러나는 폐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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