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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벤처펀드 'CB 거품' 키웠나

상장폐지 앞둔 코스닥 상장사

수십억원대 CB 발행 논란

코스닥 공모주 30% 우선 배정에

운용사들 CB 경쟁적으로 매입

"펀드 편입위한 가수요만 늘어"





코스닥벤처펀드 붐을 타고 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 발행이 급증한 가운데 상장폐지를 앞둔 일부 코스닥 상장사가 수십억원대 CB를 발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코스닥벤처펀드가 ‘CB 거품’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권과 주식의 중간 형태인 CB는 투자자가 원하면 해당 상장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으로 최근에는 개인보다는 기관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 형태가 많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19일 상장폐지를 결정한 수상레저 업체 우성아이비는 불과 3주쯤 전인 지난 8월27일 50억원어치의 CB를 발행했다. 레이젠(10억원)과 C&S자산관리(30억원) 등 역시 같은 날 상장폐지가 결정된 업체들도 각각 7월31일, 7월27일 CB 발행에 나섰다. 문제는 세 업체 모두 올해 3월 외부 감사보고서 제출 시 이미 거절 의견을 받은 한계기업이라는 점이다. 주식 전환이 불가능해 투자자는 발행 시 정해진 이자율(표면·만기 이자율)대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주식 전환에 따른 시세차익의 기회는 차단된 셈이다.

이 배경에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B는 성장성은 있지만 신용도가 낮아 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기 힘든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2009년 상장사에서 비상장사로의 발행 자격 확대, 사모펀드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2016년 발행 규모가 3조7,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를 부채질한 것이 코스닥벤처펀드다. 벤처기업의 신주나 CB 등을 15% 보유하면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코스닥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하니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들이 CB를 집중해서 사들이는 것이다. 올해 9월 현재 CB 발행 규모는 3조396억원으로 지난해(3조3,051억원) 수준에 육박했고 코스닥 업체의 비중이 68%에 달한다.

이자율이 0%여서 아예 발행 때부터 채권으로서 가치가 없는 경우마저 생겼다. 지난달 코스닥 바이오 업체인 바이로메드는 표면과 만기 이자율이 각각 0%인 CB를 1,000억원어치 발행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위원은 “자발적인 수요가 아니라 펀드 편입을 위해 기업분석 절차도 없이 ‘가수요’에 의존하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계기업이 낮은 발행 금액으로 반복적으로 CB를 찍어내고 결국 상장폐지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CB 시장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김 선임위원은 “발행 기업의 신용평가와 공시 등의 보완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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