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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적신호 켜졌나] 中 실물경제도 위태...진짜문제는 무역전쟁 아닌 구조적 허점

대규모 부양정책에 부채 등 中 고질병 오히려 악화

산업생산 5.8% 증가 등 경기지표도 예상치 밑돌아

중국發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에 세계경제도 먹구름









“회색 코뿔소가 콧김을 내뿜고 발을 구르면서 중국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를 향해 돌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쇼크에 가까운 3·4분기 경제성장률(6.5%) 성적표를 발표하자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중국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의 파장에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차이나 리스크를 경고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하고 인프라 투자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중국 경제는 앞으로 더 큰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중국 경제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최대 악재를 가까스로 피했지만 부채 과다와 소비자물가 상승 속에 인프라 투자 부진과 증시 폭락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미국의 관세 폭탄 파장이 중국 경제 깊숙이 파고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시장에서는 시진핑 집권 1기에 7%의 중속 성장률 방어벽이 무너진 중국 경제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기업부채 악화, 부동산 거품 붕괴,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 등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기)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3·4분기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1·4분기(6.4%) 이후 9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번지면서 생산·소비·투자·수출 등 중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3·4분기 경제성장률 수치와 함께 발표한 올해 1~9월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4%에 그쳤다. 이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발표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인프라 투자 시장에까지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조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9월 산업생산도 지난해보다 5.8%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6.0%에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중국의 성장률 하락 폭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2·4분기 6.9%를 기록한 후 올해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6.8%, 6.7%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기 시작한 3·4분기 들어 시장의 예상치였던 6.6%보다 한 단계 밑인 6.5%로 떨어지며 전 분기에 비해 0.2%포인트 갭하락했다.

중국 안팎의 전문가들이 모두 6.6%의 성장률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을 깨뜨린 쇼크에 가까운 성적표다. 이 같은 성장률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린 중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 문제라는 점에서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경제성장률에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중국 지도부는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려 하지만 중국 경제 둔화는 인프라 투자 부진과 자동차 판매율 부진 등 내재적인 요인에 의해 점점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금융비용 절감, 감세, 인프라 프로젝트 등 대규모 부양정책 방안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이런 부양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를 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임시방편으로 선택한 법인세 혜택과 시중은행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유동성 풀기 정책이 부채 문제와 그림자 금융 등 중국의 고질병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WSJ는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지출을 늘리는 성장촉진정책을 취할 수 있겠지만 이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중국의 위기 원인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세계 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G2의 패권 다툼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이 쉽사리 중국과의 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을 짓누르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중국 당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날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중국 금융 지도부가 총출동해 시장안정을 촉구하는 언급을 쏟아낸 것도 이 같은 불안감을 반영한다. 류스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이날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방 정부들이 주식담보대출 청산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민영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도 “중국 경제의 안정 속 발전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며 “시스템적 금융위기도 완전히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세계 경제에도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당장 미국 경기호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제기되면서 미국이 3년 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80%를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JP모건체이스의 리서치팀은 최근 투자보고서에서 3년 내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JP모건체이스는 향후 1년 내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은 약 28%, 2년 내 발생 가능성은 60% 이상으로 추산했다.

한국 경제도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에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4%까지 추락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1.2%포인트까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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