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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 "감염병으로 인류 멸망, 허구 아냐..미생물 방어 연구에 보람느끼죠"

■ 김명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인터뷰

바이러스, 고도화된 방법으로 진화

효소복합체 구조 규명하는게 목표

다양한 전공자 모여 융합연구 필요

김명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생명연 대사제어연구센터 연구원과 UST KRIBB School 학생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인류가 감염으로 멸망한다는 SF(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가 단순히 상상 속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인체가 미생물 감염에 대해 어떻게 방어하는지 연구하는 게 보람이 큽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1월 수상자인 김명희(사진·51)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대사제어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를 포함한 병원성 미생물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고도화된 방법으로 감염병을 일으킨다”며 이같이 밝혔다. RNA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인체 내 핵심 단백질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그는 충남대에서 식품미생물학 석·박사를 하며 미생물로 산업용 효소를 연구했고 미국 버지니아대 박사후과정(포닥)에서는 인체를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생명연에서 병원성 미생물과 인체 간 상호작용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 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 합성 효소복합체가 감염 시 면역조절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독감, 메르스, 에볼라 등에 작용하는 항바이러스 감염병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마련했다.

김 박사는 “연구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는 것이라 대부분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고 실망도 많이 하게 된다”며 “특히 바이오 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집중해야 해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즐기면서 연구하려고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도 행복한 마음으로 인내하며 연구에 몰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그는 연구원이나 학생들에게 ‘과학이 재미있지 않은데 에너지를 쏟고 있다면 다른 길을 찾는 게 좋다. 자칫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조언하곤 한다.



김 박사는 “바이오 연구는 항상 실패가 따르기 때문에 연구과정에서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려운 길이지만 감염된 미생물이 어떤 방식으로 병원성을 발휘하고 인체는 어떻게 방어하는지 새로운 사실을 밝힐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 고생했던 모든 것을 잊게 된다”며 “언젠가는 부작용 없는 감염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필요한 기초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30여년 간 세계 연구자들이 노력했으나 아직 성공하지 못한 단백질 합성 효소복합체의 구조를 규명하는 게 그의 꿈이다. 9가지의 단백질 합성 효소와 3가지의 단백질로 이루어진 거대복합체로 존재하면서 어떻게 단백질 합성과 세포 항상성 조절을 위한 허브로 기능을 하는지 밝히고 싶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그는 융합연구를 강조했다. 김 박사는 “단백질 수준에서의 연구 결과가 세포 수준에서는 재현성이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융합 연구를 요구하는 저널이 증가하고 있다”며 “생명 현상은 매우 복잡해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단일한 학문이나 기술로 이해하고 결론을 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의 연구실에는 다양한 전공자가 모여 초기에는 구조생물학과 생화학 기반으로 운영하다가 지금은 미생물학과 세포생물학, 면역학적 기능 연구도 가능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단백체 분석이나 유전체 분석, 동물 모델 분석 등 전문분야는 협력 연구를 진행한다.

한편 그는 “어릴때 건축가가 되고 싶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했다”며 “청소년기까지 음악, 미술 등 예체능 교육을 많이 받았던 게 세심한 관찰력과 사고력을 키워줘 연구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과학자의 기초소양으로 다양한 경험을 꼽았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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